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엇박자 프로세스인가.
롯데 이대호(39)에게 2022시즌은 사실상 현역 마지막 시즌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2년 26억원 FA 계약을 맺었다. 이 계약이 끝나면 은퇴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그런 이대호의 소망은 롯데의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이대호는 일본프로야구, 메이저리그를 두루 경험했다. KBO리그에선 2010년 타격 7관왕에 올랐다. 그리고 두 차례의 FA 계약을 통해 무려 176억원을 벌어들였다. 사실상 우승 빼고 야구선수가 해볼 수 있는 모든 걸 해봤다.
즉, 롯데 팬들의 2022년 소망이 곧 이대호의 소망이다. 롯데는 1992년 이후 29년간 우승하지 못했다. 페넌트레이스 우승은 한번도 하지 못했다. 키움이 2008년 창단 후 페넌트레이스와 한국시리즈 모두 한 번도 우승하지 못한 유일한 구단이다. 그러나 기간만 따지면 롯데가 더욱 우승에 목마르다.
현 시점에서 이대호의 2022년 소망이 현실화되긴 쉽지 않을 듯하다. 롯데는 2017년 이후 올해까지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성민규 단장이 2019년 9월 부임한 뒤에도 2년 내내 중~하위권을 맴돌았다.
허문회 전 감독과의 불협화음이 있었다. 래리 서튼 감독 부임 후 빠르게 정상궤도에 오르긴 했다. 투타 주요 멤버들을 보면, 추재현, 최준용 등 잠재력이 가득한 젊은 선수가 즐비하다. 현 전력으로도 5강은 충분히 도전해볼 만하다는 평가다. 그러나 냉정하게 볼 때 KT, 삼성, LG를 압도한다고 보기 어렵다. 타격에 비해 투수력이 불안한 측면이 있다. 올 시즌 팀 평균자책점 5.37로 최하위였다.
이런 상황서 성민규 단장과 서튼 감독은 '급진적 윈 나우'를 추진하지 않는 모양새다. 이번 FA 시장에 역대급 광풍이 몰아쳤으나 손아섭의 NC행을 막지 못했다. 과열된 이번 FA 시장에서 자체적으로 도출한 금액과 NC의 오퍼에 차이가 있었다는 후문. 외부 FA 시장에도 무리하게 참전하지 않았다. 내부 FA 정훈과의 재계약에 집중한다.
최근 중용한 젊은 선수들의 경험치를 먹이고, 기량을 더 끌어올려 5강 싸움을 하는 과정에 놓여 있다고 봐야 한다. 내년에 부산 사직구장 외야 펜스를 뒤로 밀며 투수력을 끌어올리고, 자연스럽게 팀의 체질까지 개선하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그러나 아직 애버리지가 확실치 않은 젊은 선수들의 경기력을 예상하는 건 참 어려운 일이다.
이런 롯데의 프로세스가 안타깝게도 이대호의 은퇴시기, 우승소망과 '싱크로'가 안 맞는 측면이 있다. 사실 과거 이대호의 4년 150억원 계약 시절, 팀 연봉 1위를 자랑하는 화려한 멤버가 있었을 때 승부를 걸어봐야 했으나 실패했던 게 크다.
이대호가 계획을 바꿔 2022시즌 이후 현역 연장을 하거나, 아니면 내년에 롯데가 계획 이상의 성과를 거둬 우승에 도전할 수 있어야 이대호와 롯데가 함께 웃을 수 있다. 어쨌든 롯데로선 선수 한 명 때문에 구단 전체의 계획을 바꾸긴 어렵다.
부산 야구를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의 사실상 마지막 시즌, 롯데 팬들은 구단과 이대호의 '프로세스'가 엇박자가 나지 않길 간절히 기대한다. 그러나 아무리 들여다봐도 고차방정식이다. 이대호는 '유종의 미'를 위해 개인훈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대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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