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장윤호 기자]표현이 아주 흥미롭다. 어쩌면 투수들만이 말하고 알아듣는 용어일 수 있다.
LG 마운드의 올시즌 한국시리즈 우승의 ‘키 맨’인 우완정통파 임찬규(30)가 3일 예능 방송 E채널 프로그램 ‘노는 브로2’에 출연해 자신의 투구와 관련해 2가지를 소개했다. 이미 알려진 잃어버린 볼 스피드를 회복한 배경과 함께 자신이 30세가 돼서야 슬라이더를 ‘치게’ 됐다는 것이다.
타자가 투수가 던지는 공을 ‘친다’는 개념과 혼란이 있었는데 투수가 ‘치다’는 릴리스 할 때 공을 손가락으로 튕기듯 채주는 의미로 받아 들여진다.
LG 임찬규는 2011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LG에 지명돼 휘문고를 졸업하고 입단했다. 19세부터 원클럽맨으로 성장했는데 신인 시절 최고 시속 152km를 구사하던 파워 피처가 갑자기 패스트볼 스피드가 130km대로 떨어지면서 지독한 슬럼프에 빠졌다.
그가 혹사 논란에 휩싸인 시즌은 고졸 첫해인 2011시즌이다. 무려 65경기에 등판해 82와 3분의 2이닝을 던지며 9승6패7세이브를 기록했다.
그러나 아직 성장 중인 나이의 고졸 신인을 무리하게 활용했다는 지적이 나왔는데 그후 2012, 2013시즌 연속으로 부진에 빠져 2014년 경찰야구단에 입단해 2년간 군 복무를 했다.
2016시즌 LG 복귀 첫해 3승3패 1홀드, 평균 자책점 6.51로 부진했으나 2017시즌 데뷔 후 처음으로 100이닝 이상을 던지며 주축 투수로 떠올랐다. 27경기에 등판해 124와 3분의1이닝 투구, 6승10패를 기록했다.
2018시즌에는 처음으로 10승을 넘겨 11승11패 1세이브를 기록했다. 전체적으로 좋았다 나빴다 하는 시즌을 반복했는데 2020년 10승9패를 했다가 지난 해는 1승6패에 그쳤다.
임찬규는 KBO리그 통산 9시즌 248경기에서 827과 3분의1이닝을 던져 46승58패8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4.78을 기록 중이다.
임찬규는 새해 2022시즌 자신의 야구 인생을 건 투구를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기술적으로는 스스로 밝힌 바와 같이 30세에 슬라이더를 새 무기로 장착했다. 시속 145km 안팎의 패스트볼을 회복했고 거기에 패스트볼과 스피드 차이가 큰 위력적인 체인지업에 슬라이더가 더해졌다.
시속 145km의 패스트볼을 던질 수 있다면 자신의 연봉을 당시 팀의 최일언 투수코치에게 모두 드리겠다던 임찬규는 목표를 이루었다. 거기에 142km의 패스트볼을 가지고도 타자와의 승부가 가능하다는 노련미를 더했다.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는 LG 류지현 감독은 임찬규를 6인 선발로테이션 운영의 한 축으로 활용할 전망이다. 선발과 불펜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임찬규는 지난 해 5월 아버지를 여의었다. 그에게 2021시즌은 어깨 염증까지 겹치며 최악이 되고 말았다. 올시즌을 마치면 처음으로 자유계약선수(FA)가 되는 그는 아버지가 자신에게 패스트볼 스피드를 돌려주며 슬라이더 치는 법을 깨닫게 해주고 돌아가셨다고 눈물지었다.
[사진=마이데일리 DB]
장윤호 기자 changyh21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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