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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오윤주 기자] 밴드 자우림 보컬 김윤아가 오은영 박사를 만나 '초민감자' 진단을 받았다.
7일 오후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는 김윤아가 출연해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김윤아는 지난 2011년부터 증상이 발현, 2014년 본격적으로 번아웃이 왔다고 고백했다. 어떤 일도 의미가 없고 음악이 쓸데없게 느껴져 작업실 문을 열기조차 두렵다는 설명이다. 특히 10년 넘은 번아웃의 지속은 신체적 이상으로도 나타나고 있었다.
그는 "각종 신경 통증, 부비동염(코 주위 얼굴 뼈에 생기는 염증) 등 안 아픈 곳이 없다. 예전 '위대한 탄생' 멘토할 때 왼쪽 귀 청각이 너무 예민해져서 준결승 끝난 뒤 바로 입원했었다"라며 "그때 이후로 수면 장애가 왔다. 15분마다 잠에서 깬다. 깨면 작업하던 노래가 머리에서 빙빙 도는 게 고문과도 같다. 호흡도 뭔가 이상해서 흉곽도 아프고, 갈비뼈가 아프다. 거기에다 제가 계속 마르고 있다. 마르고 싶은 게 아니라 위가 일을 안 한다"라고 털어놨다.
오은영 박사가 번아웃의 원인을 묻자 김윤아는 "2011년부터 시작된 증상들이다. 그리고 2014년부터 번아웃이라는 걸 알게 됐다. 당시 있었던 어두웠던 일들이 납득하기 힘들었다. 내 음악이 누군가에게 도대체 무슨 도움이 될 수 있냐는 의구심에 빠진 거다"라며 세월호 사건을 언급했다.
아버지에게 학대당했던 과거도 털어놨다. 김윤아는 "아주 폭력적인 아버지였다. 신체적·정서적으로 학대 받았고, 아버지가 목공소에 가서 사이즈별로 매를 맞추셨을 정도"라며 "정말 화나는 건 밖에서는 너무 좋은 가장이고 피해자였다는 거다. 모든 가족을 통제 안에 뒀고 대학생 때도 통금이 8시였다"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오은영 박사는 이날 김윤아에게 뜻밖의 질문들을 던져 모두를 어리둥절하게 했다. "잘 때 작은 소리가 들린다면?", "하루에 머리카락을 몇 번 빗나", "손 소독제는 어떠냐" 등의 물음이었다. 김윤아는 웃으면서도 "물소리는 꼭 끄고 모기는 박멸해야 잔다. 머리카락이 얼굴에 닿는 것을 너무 싫어해 그날 용으로 단정하게 만든다. 손 소독제는 사랑한다"라고 대답했다.
이에 오 박사는 "김윤아는 초민감자"라고 진단했다. 그는 "예민한 것과는 조금 다르다. 레이더망이 굉장히 잘 발달한 사람"이라며 "아주 미세한 음 차이도 캐치한다. 모든 감각이 민감하기에 에너지 소모가 많을 수밖에 없다. 나한테 몰두하는 에너지와 주변에 집중하는 에너지가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비극적 사건 이후 번아웃이 왔다고 했다. 아이들이 보호받지 못하고 어른들이 역할을 못 하는 상황이었고, 본인이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는 무력감이 들었을 것이다"라며 "어린 시절 아버지의 잔인함에 장악됐을 때 느꼈던 무력감. 그 아픔이 느껴지며 마음의 에너지를 다 소진해버린 것 같다. 지금의 김윤아는 그때의 김윤아가 아니고 지금 상황은 그 일이 아님에도 그 고통은 비슷한 거라고 본다"라고 이야기해 김윤아를 뭉클하게 했다.
한편 오은영 박사는 "김윤아의 창조적인 활동이 어딘가의 누군가한테는 생존의 동아줄이 될 거라 믿는다"라며 "아직 아버지에게 받은 상처를 다 비워내지 못한 것 같다. 아버지를 미워해도 괜찮다. 마음의 그릇을 조금 더 수시로 비워보라"라고 솔루션을 줬다.
[사진 =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
오윤주 기자 sop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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