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제 장점은 멀티 포지션과 빠른 볼, 세 가지 이상 변화구를 스트라이크로 던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김건국은 지난 2006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6순위로 두산 베어스의 지명에 입단했다. 계약금으로 1억 3000만원을 받을 때까지만 해도 가능성을 인정받고 프로 무대를 밟았다. 장밋빛 인생이 펼쳐질 것 같았지만, 김건국의 앞날은 험난했다.
김건국은 2007년 두산 1군 무대에서 1경기만 던진 후 팔꿈치 부상으로 방출 통보를 받았다. 이후 김건국을 찾는 이는 없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김건국은 현역으로 병역 문제를 해결하고 일용직을 하면서도 야구공을 손에 놓지 않았다. 그리고 고양 원더스와 NC 다이노스, KT 위즈를 거쳐 지난 2018년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었다.
김건국 롯데에서 첫 시즌 5경기에 등판해 1승 평균자책점 2.53으로 활약하며 뒤늦게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짧지만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고, 기회는 늘어났다. 2019년에는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3승 3패 3홀드 평균자책점 4.46, 2020시즌에는 3승 2패 1홀드 평균자책점 3.98로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지난해 1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6.55로 단 한 시즌 부진을 겪었던 것이 최악의 결과로 이어졌다. 롯데는 지난해 10월 김건국을 비롯해 오현택과 노경은(SSG 랜더스) 권동현 김정주에게 방출 의사를 전달했다. 하지만 김건국에게 포기는 없다. 현역 생활을 이어가기 위해 야구공을 놓지 않고 있다.
롯데와 결별한 이후 김건국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최근 마이데일리와 연락이 닿은 김건국은 "각 구단 단장님들께 따로 찍은 영상을 보내드리면서 기다리는 시간을 갖고 있다"며 "롯데의 배려로 상동구장을 비롯해 트레이닝 센터와 아카데미에서 운동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롯데에 4년간 몸을 담은 만큼 결별 통보는 결코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다. 그는 "1군 무대에서 성적이 좋지 않았던 것은 지난 한 시즌밖에 없었다. 구위와 성적이 좋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 시즌의 부진이 방출로 이어져 아쉽다. 두산 시절에는 나이도 어렸고 막막했지만, 지금은 몸 상태도 좋고 '할 수 있겠다'는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프로 구단의 소속이었다면, 스프링캠프를 준비할 시기지만, 현재 소속팀이 없는 김건국은 언제 기회가 찾아올지 모른다는 생각에 겨우내 구슬땀을 흘렸다. 그 결과 몸 상태는 전혀 문제가 없다. 최근 KBO의 '도전! 나는 반드시 프로에 간다!'는 영상에서도 142km 이상의 빠른 볼을 뿌리는 모습을 증명하기도 했다.
김건국은 "시간이 참 빠르다. 겨우내 공을 한 번도 놓지 않았다. 마무리 캠프 때도 경기에 나섰고, 이후에도 꾸준히 캐치볼과 롱토스, 피칭을 했다. KBO의 영상도 찍었지만, 시즌 때의 페이스였다. 정말 컨디션이 좋을 때의 느낌이다. 어떻게 보면 시즌보다 더 힘들게 유지를 하고 있는 것 같다. 날씨가 추운데도 이 정도 스피드가 나오는 것이 만족스럽다. 압박감이 있다 보니 더 열심히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건국의 가장 큰 장점은 선발과 불펜을 모두 소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불펜에서는 멀티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체력을 갖추고 있고, 3개 이상의 변화구를 스트라이크로 던질 수 있는 능력도 보유하고 있다.
그는 "불리한 카운트에서 변화구를 스트라이크존에 넣지 못한다면 스스로 내려놓을 텐데, 아직은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올해부터 스트라이크존이 넓어지는데, 나는 항상 높은 존을 잘 공략해 왔다. 이 부분이 충분한 메리트가 될 수 있다. 멀티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고, 빠른 공과 세 가지 이상의 변화구를 던질 수 있다는 것이 나의 장점"이라고 어필했다.
가정이 있기에 아직은 야구공을 놓을 수 없다. 김건국은 "스프링캠프 때 우연치 않게 기회가 왔으면 좋겠다. 몸 상태가 좋지만, 가족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는 않다. 일단은 2월까지 최상의 몸 상태를 유지하겠다. 꼭 기회가 찾아왔으면 좋겠다"며 간절한 속내를 내비쳤다.
[김건국.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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