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키움 내야수 김혜성(23)은 지난해 별명부자였다.
46도루로 도루왕을 차지했고, 35개의 실책(유격수 29개-2루수 6개)으로 실책왕이기도 했다. 한편으로 22세의 나이에도 최연소 주장을 맡을 정도로 리더십을 인정 받았고, 시즌 후 유격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할 정도로 역량을 공인 받았다.
'절친' 이정후는 김혜성을 두고 '천재'라고 했다. 고교 시절 이영민 타격상을 받았고, 공수주에서 타고난 야구센스를 자랑했다. 2017년 2차 1라운드 7순위로 입단한 뒤 2018년부터 4년 연속 1군에서 최소 120경기 이상 뛰었다. 작년에는 생애 처음으로 전 경기에 출전했다.
KBO리그 전체를 보더라도 만 23세에 이미 1군에서만 560경기 경험을 자랑하는 야수는 거의 없다. 이정후나 강백호(KT) 같은 '진짜' 천재가 아니라면 대부분 2군에서 프로의 벽을 극복하는 시간을 갖는다. 확실히 김혜성이 남다르긴 하다.
그런 김혜성은 지난해 골든글러브 시상식서 "주장을 또 시켜주면 하겠다"라고 했다. 올 시즌 키움 주장은 작년보다 더 힘든 직책일 수 있다. 박병호(KT), 조상우, 김성민(이상 사회복무요원)의 이탈이 이영준의 복귀보다 훨씬 크게 느껴진다.
정신적, 육체적으로 지칠 동료를 치켜세우고 다독여줘야 할 정도로 주장의 큰 그릇이 요구된다. 김혜성이라면 가능하다는 평가다. 솔직한 성격이지만 진중하고, 야구에 대한 태도가 상당히 좋다는 극찬을 받아왔다.
솔직한 캐릭터이기도 하다. 실책이 많은 것을 두고서도 "내가 못한 것이다. 줄여야 한다"라고 했고, 홍원기 감독의 시즌 막판 2루 외도 지시에도 "솔직히 유격수가 좋다"라고 했다. 무엇보다 유격수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한 선수다.
이 부분이 또 하나의 2022시즌 관전포인트다. 홍원기 감독은 아직 2022시즌 내야 구상을 내놓지 않았다. 시즌 막판 다시 유격수로 돌아간 김혜성을 유격수로 내보낼지, 다시 2루수로 돌릴 것인지 지켜봐야 한다. 김혜성이 2루수 풀타임을 뛴다면 풀타임 유격수를 만들어야 팀도 산다.
김혜성은 2021시즌 취재진 앞에 설 때 '유격수'라는 말에 유독 눈을 반짝거렸다. 결국 스프링캠프부터 보여줘야 한다. 더 이상 1~2년차 신예가 아니니 좀 더 안정감 있는 수비력, 꾸준한 타격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작년 같은 모습이라면 아시안게임 주축 멤버가 될 가능성도 상당하다. 1998년생 이하 선수들 중에선 가장 풍부한 경험을 지닌 선수다. 작년 도쿄올림픽서 국제대회 경험도 쌓았다. 현실적으로 항저우 아시안게임의 강력한 주전 유격수 후보다.
김혜성은 김태균의 뒤를 잇는 별명 부자가 됐다. 그러나 김혜성은 그저 '풀타임 유격수', '좋은 유격수'로 불리고 싶어 한다. 많은 노력이 동반돼야 한다.
[김혜성.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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