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사진설명:우주선 승객의 몸무게 제한 초과로 공짜 우주여행을 포기했던 카일 힙첸]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40대의 한 미국 남성이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무료 우주여행 이벤트에 당첨되고도 엄청난 몸무게 때문에 우주여행을 포기한 사실이 뒤늦게 공개됐다.
30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이 기막힌 사연의 주인공은 플로리다에 본사를 두고 있는 미국 델타항공 자회사인 인데버항공의 조종사로 근무하는 카일 힙첸(43)이다.
힙첸은 지난해 2월 스페이스X 우주선을 타고 사흘간 매일 지구를 15바퀴 이상 도는 우주여행의 승객으로 당첨됐다.
[사진설명:카일 힙첸과 그의 대학시절 룸메이트 크리스 셈브로스키]
당첨된 사연은 이렇다. 당시 약 2억 달러(약 2,334억원)의 거액을 지불하고 스페이스X 우주선 네 좌석 티켓을 통째로 매입한 미국의 억만장자 재러드 아이잭먼은 승객 중 1명을 추첨으로 선정했다.
경품 응모권 형식으로 아동병원에 기부금(600달러)을 내고 아이잭먼의 추첨 기회를 얻으려고 몰려든 후보자는 자그마치 7만 2,000여 명. 이들 우주여행 희망자 중 0.00139%의 경쟁률을 뚫고 행운을 거머쥔 최종 1인의 당첨자는 바로 힙첸이었다.
그러나 힙첸은 스페이스X 측과 연락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큰 문제를 발견했다. 자신의 신체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요구하는 일련의 이메일을 받기 시작하면서부터다.
그는 330파운드(약 149㎏)인 자신의 몸무게가 우주선 승객의 몸무게 제한인 250파운드(약 113㎏)를 초과해 천금같은 이 공짜 우주비행에서 자리를 차지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힙첸은 "미칠 정도로 실망스럽지만, 그게 사실이다"고 말했다.
[사진설명:카일 힙첸과 그의 대학시절 룸메이트 크리스 셈브로스키]
힙첸은 우주선 발사까지 남은 6개월간 초과한 80파운드(약 36㎏)를 감량하는 방안도 생각해 봤지만 급기야 포기했다.
힙첸은 "6개월간 그 정도 몸무게를 빼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건강에 좋지도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추첨 이벤트를 주최한 아이잭먼은 힙첸의 딱한 사정을 전해 듣고 다행히 그에게 우주여행 티켓 양도를 허가했다.
이에 따라 힙첸은 1990년대 대학 시절 룸메이트였던 이라크전 참전용사인 크리스 셈브로스키에게 우주여행 티켓을 넘겼다. 대학 시절 우주캠프 상담사로 일한 경험이 있는 셈브로스키가 자신만큼 우주에 관해 관심이 크다는 것이 이유였다.
아이잭먼은 "친구에게 자신의 자리를 양보한 것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너그러운 행동"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사진설명:스페이스X 무료 우주여행 경품 이벤트의 최종 우승자인 카일 힙첸]
힙첸은 지난해 9월 스페이스X 우주선에 타지는 못했지만, 셈브로스키의 여행을 지켜보며 응원했다. 그는 우주에서 지구를 보지는 못했지만 특별히 마련된 무중력 비행기를 타고 가족 및 친구들과 함께 가상 우주여행을 체험했다.
아이잭먼은 "친구에게 자신의 자리를 양보한 것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너그러운 행동"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한편, 스페이스X는 지난 9월 아이잭먼을 포함한 민간인 탑승객 4명을 태우고 우주관광에 성공했다. 기존에 버진갤럭틱이 약 4분, 블루오리진이 약 10분간 진행했던 우주관광과 달리 스페이스X는 무려 사흘 동안 지구를 도는 궤도 비행의 경험을 선사했다.
'인스피레이션4’란 이름으로 진행된 이번 우주여행에서 탑승자들은 시속 2만 7,35Km로 지구 주위를 돌며 하루 16번의 일출을 만끽하는 영광을 누렸다.
[사진:뉴욕포스트 홈페이지 캡처]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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