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코로나 팬데믹(대유형)과 이로 인한 소비·생활 트렌드 변화가 국내 오프라인 유통업계 판도에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지난해 국내 편의점 3사의 매출이 대형마트 3사의 매출을 앞지르면서 편의점업계가 유통업계의 신흥강자로 떠오른 것이다. 편의점 3사의 매출이 대형마트 3사를 앞지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일 산업통상자원부가의 ‘2021년 주요 유통업계 매출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GS25와 CU,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3사의 매출이 전체 유통업계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5.9%로 이마트와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 비중 15.7%보다 근소하게 앞섰다.
산업부의 유통업계 매출 관련 통계는 백화점 3사와 대형마트 3사, 편의점 3사, 준대규모점포(기업형슈퍼마켓. SSM) 4사, 온라인 유통업체 12개사를 대상으로 작성됐다.
전체의 48.3%를 차지한 온라인 분야를 제외하고 오프라인 유통업계로 범위를 좁혀 보면, 편의점 3사의 매출 비중은 30.7%로, 32.9%를 차지한 백화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고 대형마트 비중은 30.4%로 3위다.
산업부 통계에서 오프라인 유통업태의 매출 순위는 2019년까지 대형마트> 백화점>편의점 순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발생하며 백화점 매출이 꺾이고 편의점 매출은 늘면서 대형마트>편의점>백화점 순으로 바뀌었다.
그러다가 지난해에는 명품을 중심으로 백화점 매출이 전년 대비 24.1% 급증하면서 백화점이 매출 비중 1위에 올랐다. 또 편의점 매출은 전년 대비 6.8% 증가한 반면 대형마트 매출은 2.3% 감소하면서 백화점>편의점>대형마트 순으로 매출 비중이 다시 바뀌었다.
지난해 사회적 거리두기에도 불구하고 백화점 매출 비중이 1위를 차지하게 된 것은, 매장 문을 열자마자 달려가 구매하는 이른바 '오픈 런'과 보복 소비 등으로 백화점에서 명품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편의점 업계의 선전은 코로나19 이후 ‘슬세권(슬리퍼를 신고 다닐 수 있는 범위)’이라 불리는 근거리 구매 선호, 1인 가구 증가로 소량 구매 확산, 재난지원금 사용 가능 등의 이유로 편의점을 찾는 소비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약국·은행·택배 등 서비스 범위를 넓힌 ‘올 인 원’ 전략도 매출 증가에 일조했다.
반면, 대형마트의 매출 비중 하락은 다중이용시설 기피 현상이 나타나면서 온라인 장보기 시장이 급속도로 커진 데다 재난지원금 사용처에서도 제외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대형마트 점포 수도 2020년 396개에서 지난해 384개로 줄어 매출 감소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비록 격차는 미미하지만 편의점 매출이 대형마트를 앞섰다는 점은 유통업계 전반에 적잖은 시사점을 던진다. 1990년대 태동한 대형마트가 그동안 유통업계의 절대강자로 군림해 왔지만 코로나 19 여파로 소비 트렌드가 급변하고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유통업계 “올해 편의점 매출 비중은 더 높아질 것”…미니스톱 인수한 롯데 행보에 ‘관심’
올해도 편의점의 매출 비중은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편의점 업계 3위 세븐일레븐을 보유한 롯데그룹이 지난달 21일 점포 수 2, 60여개인 한국 미니스톱을 인수함에 따라 상위 3사 매출을 집계하는 통계 특성상 편의점 매출 규모가 더 커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롯데의 세븐일레븐이 BGF의 CU와 GS리테일의 GS25와 함께 막강한 빅3 체제를 구축하면서 올 한해 동안 펼쳐질 편의점 업계의 불꽃 튀는 경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래픽:유통업계 업태별 매출 구성비 비교.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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