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석희 기자]또 다시 외국인이 팀을 떠났다. 메이저리그에 취직을 했음에도 이번에는 조용히 미국으로 돌아갔다. 롯데 구단은 좋은 일(?)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쉬쉬했었다.
롯데는 지난 달 말 “조시 헤르젠버그 R&D팀장(전력분석팀장)이 미국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팀으로 떠났다”고 밝혔다. 지난 달 중순 팀을 떠났지만 한 매체의 확인요청에 떠난 사실을 뒤늦게 밝힌 것이다.
헤르젠버그 팀장은 미국 자이언츠 구단의 선수 육성 부문 어시스턴트 디렉터를 맡는다고 한다. 헤르젠버그 팀장은 SNS를 통해 “기회를 준 롯데에게 감사한다. 덕분에 멋진 경험과 추억을 쌓았다"며 작별 인사를 전했다.
이로써 지난 시즌이 끝난 후 롯데를 떠난 외국인 코치 겸 팀장은 4명이나 된다. 외국인 투수 댄 스트레일리를 시작으로 최현 배터리코치, 브랜든 맨 피칭 코디네이터가 이미 지난 겨울 팀을 떠나 가족들이 있는 미국으로 돌아갔다.
이들은 메이저리그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원래 있던 미국으로 돌아갔기에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스트레일리와 브랜든 맨 코치는 계약기간이 끝났기에 고향으로 돌아갔던, 다른 팀으로 이적했던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시즌이 시작한거나 마찬가지인, 팀 구성이 모두 끝난 상황에서 팀을 이적한 헤르젠버그 팀장의 경우는 경우가 다르다. 예의가 아니다. 롯데가 외국인이 아니라 한국인 팀장이 국내 다른 팀으로 이직한다면 순순히 보내줬을까 싶어서다.
물론 롯데가 고향으로 돌아간다는 외국인에게 통 크게 OK해준 것이기에 본인으로서는 그저 고마울 따름일 것이다. 아니면 이미 콩거(최현) 코치를 계약 중간에 보내준 전력이 있기에 이직을 허락해줬을 수도 있다.
문제는 일의 연속성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롯데는 해사(害社) 행위를 한 것이나 다름 아니다. 분명히 롯데에게는 마이너스 효과라는 점이다.
일개 전력 분석 팀장이라고 폄훼할 수도 있겠지만 2년간 넘게 롯데에서 일을 했고 성과가 좋았다고 판단했기에 올해 다시 계약을 했었다고 볼 수 밖에 없다.
또한 그가 샌프란시스코의 육성 부문 어시스턴트 디렉터로 간다는 것을 보면 나름대로 ‘코치’로서의 자질을 갖추었다고 봐야 할 것 같다.
아마도 전력분석을 통해서 상대방 선수의 장단점과 롯데 선수들의 장단점을 파악해서 롯데의 전력을 올리고 상대팀이 약점을 파고드는 그런 역할을 했을 듯 싶다.
롯데도 본인의 의사를 존중해서 보내주긴 했지만 왠지 내키지는 않았던 듯 하다. 왜냐하면 다른 코치와 달리 아무런 보도자료를 내지 않고 그냥 시간을 흘러보내서이다.
아니면 또 다시 계약기간이 남은 팀장이, 그것도 스프링캠프 기간 도중에 팀을 떠난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는 탓에 그냥 입을 닫고 있을 수도 있어서다.
지난 해 12월 10일 최현 코치가 미네소타로 떠났을 때 롯데는 "행크 콩거(최현) 코치가 미네소타 트윈스의 제의를 받아 팀을 떠나게 됐다"고 밝혔다. 콩거 코치의 계약은 2년으로 2022시즌까지 돼 있지만, 롯데는 흔쾌히 이적을 허락했다고 보도자료를 돌렸기 때문이다.
이틀 후 롯데는 "2022시즌 배터리 코치로 제럴드 레이어드(42)를 영입했다"라고 밝혔다. 12월 한창 코치진의 이동이 많은 시기였기에 대체 코치를 곧장 수입할 수 있었다.
하지만 조시 헤르젠버그 R&D팀장(전력분석팀장)이 떠난 후 10여일이 지났지만 롯데는 후속 팀장에 대한 인사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외부에서 데리고 온다는 말도 들리고 내부 인사를 기용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롯데의 통큰 결단이 왠지 자충수에 빠진듯 한 느낌이다.
[사진=롯데]
이석희 기자 goodlu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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