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장윤호 기자]"실내에서 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메카닉이 참 잘 돼 있다. 신인 이 들어와서 그렇게 치는 것은 처음 봤다."
두산 베어스 김태형감독이 그를 보고 놀란 표정으로 ‘제2의 김재환’으로 성장할 수 있는 대형 거포 장타자 감이라고 평가했다. 그런데 왼손 투수에서 타자로, 외야수로 전향한 것을 고려하면 ‘제2의 나성범’에 가깝다.
군산중-군산상고를 졸업하고 두산 베어스에 2022신인 2차 1라운드 9순위로 지명된 투수 김동준(20)이 김태형감독과 전문가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체격 조건이 메이저리그급이다. KBO 공식 홈페이지 선수 소개에 김동준은 신장 193cm 체중 100kg의 좌투좌타로 돼 있다. 계약금 1억3000만원에 입단했다. 신인인 올시즌은 최저 연봉 3000만원을 받는다.
이 정도 피지컬을 KBO리그 역대 타자에서 찾아보면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 등을 거쳐 KIA 타이거즈에 입단한 최희섭 현 KIA 1군 타격코치에 가깝다. 최희섭 코치는 192cm, 123kg이다. 현역 시절 포지션은 1루수/지명타자(DH)였다.
두산의 115억원 좌익수 김재환은 183cm, 90kg으로 인천고 출신이다. 2008 두산 신인 2차 1라운드 4순위, 계약금 1억5000만원을 받았다. 지명 당시 김재환은 포수였는데 외야수로 전향했다.
NC 다이노스에서 자유계약선수가 돼 KIA 타이거즈로 총액 150억원에 이적한 외야수 나성범은 183cm 100kg이다. 광주진흥고를 거쳐 연세대를 졸업하고 2012년 창단팀 NC 다이노스에 계약금 3억원의 조건으로 입단했다.
나성범은 시속 150km에 가까운 패스트볼을 구사하는 왼손 투수로 연세대 4년간 거의 투수로 활약했다. 그런데 2011년 11월 NC 다이노스 훈련에 합류하면서 김경문감독과의 면담 후 타자로의 전향이 확정됐다.
당시 김경문감독은 마치 기다리기라도 한 듯 나성범에게 ‘키워보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리그 최고의 타자로 성장했고 KBO리그 사상 최다인 150억원 외야수가 됐다.
두산 베어스 고졸 신인 김동준은 왼손 투수 자원으로 선발됐다. 그런데 타자로 자신의 운명이 바뀌었다. 김태형감독의 의중이 반영된 것인지 아니면 두산이 자랑하는 육성 시스템에서 데이터 기반으로 변화가 온 것인지 확실치 않다.
김태형감독은 2군에 대형 고졸 신인 좌타자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직접 잠실구장을 찾아 확인한 뒤 마침내 지난 27일 1군이 훈련 중인 울산 문수 야구장으로 불렀다.
김태형감독은 역시 치밀했다. 잠실구장에서 열리고 있는 2군 스프링캠프로 가서 군산상고 출신 거포 김동준이 홈런성 타구를 날리는 것을 ‘명장’의 눈으로 봤다.
두산 베어스 포수 선배인 김경문감독은 NC 다이노스에서 좌완투수 나성범을 최고의 좌타자 거포 외야수로 변신시켰다.
이번에는 김태형감독이 자신의 안목을 보여 줄 차례이다. 김동준이 성공적으로 좌타자 외야수로 두산 베어스의 미래가 될지 주목된다.
[사진=두산]
장윤호 기자 changyh21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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