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두 번째 투수는 흔치 않은 유형의 투수다."
야시엘 푸이그(키움)가 KBO리그 실전 적응에 나섰다. 4~5일 한화와의 원정 연습경기서 내야안타와 2루타 1개씩을 터트렸다. 푸이그도 투수들도 100% 컨디션이 아닌 걸 감안할 때 결과에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
다만, 한화와의 두 경기를 통해 KBO리그에서의 성공을 원하는 푸이그와 그런 푸이그를 저지하려는 투수들이 어떻게 나올 것인지 엿볼 수 있었다. 일단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푸이그가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극단적인 좌측 시프트를 했다. 2루수가 1,2간을 비우고 2루 뒤로 가고, 유격수가 3유간 깊숙한 곳에 위치했다. 본래 극단적 시프트를 즐기는 지도자다.
그런데 푸이그는 4일 첫 타석에서 김이환을 상대로 몸쪽에서 살짝 가운데로 들어가는 공을 우측으로 밀어내며 1,2간으로 가는 타구를 생산했다. 빗맞은 타구였다. 2루수가 정위치했다면 평범한 땅볼이었다. 그러나 텅 비어있었고, 뒤늦게 타구를 걷어냈지만 내야안타가 됐다.
이 장면은 푸이그가 시프트를 공략할 줄 안다는 걸 드러낸다. 실제 푸이그는 "어릴 때부터 시프트를 많이 겪어봤다. 좌측으로 더 강한 타구를 보내거나 밀어칠 수 있다"라고 했다. 사실 시프트를 하지 않는 팀은 없다. 푸이그가 시프트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여기서 푸이그의 성공 여부를 1차적으로 판단해볼 수 있다.
결국 투수 입장에선 시프트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몸쪽 승부를 할 수 있다. 다만, 국내 투수들 중 실투 없이 몸쪽 꽉찬 공을 구사할 수 있는 투수가 그렇게 많지는 않다. 푸이그의 파워를 감안할 때 실투가 곧 장타로 이어질 수도 있다. 심지어 푸이그는 5일 경기서 닉 킹험의 바깥쪽 코스의 공을 툭 밀어 중월 2루타를 생산해냈다. 시프트 효과가 있을 것인지는 지켜봐야 한다.
푸이그가 조심해야 할 투수는 사이드암이다. 4일 경기서 한화 사이드암 김재영을 상대로 유격수 땅볼로 물러날 때 방망이가 부러졌다. 공이 배트에 맞는 순간 스핀이 걸리면서 힘이 떨어졌다. 배트는 그대로 두 동강났다.
푸이그는 "두 번째 투수는 흔치 않은 유형의 투수"라고 했다. 메이저리그에 사이드암이 많지 않은 걸 감안할 때 푸이그의 KBO리그 사이드암 투수 적응이 또 하나의 관전포인트다. 푸이그가 자칫 사이드암에 약점이라도 보이면 타 구단들이 경기중반 사이드암 구원투수들을 원 포인트로 집중 기용할 수도 있다.
푸이그는 KBO리그에서 성공하겠다는 의지로 가득하다. 키움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뒤 메이저리그로 돌아가는 게 꿈이다. 타 구단 투수들은 키움 타선을 상대할 때 이정후와 푸이그를 집중 견제할 게 확실하다. 푸이그와 투수들의 전쟁이 시작됐다.
[푸이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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