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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155km 1차 지명 형제는 같은 고민을 했다. 먼저 터널을 빠져 나온 형은 에이스가 됐다. 이젠 동생도 형과 같은 길을 걸으려고 한다.
키움 안우진과 장재영은 3년 터울 1차 지명 강속구 투수다. 안우진은 2018년, 장재영은 2021년에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입단했다. 장재영은 9억원으로 역대 구단 최다 계약금을 받았다. 안우진도 6억원을 받았다.
두 사람은 투구 스타일도 똑같다. 155km를 쉽게 던지는, 타고난 재주를 가졌다. 그러나 제구 난조가 고민이었다. 그리고 패스트볼에 비해 변화구 구사능력이 떨어졌다. 하지만, 안우진은 극복하고 성장해 토종 에이스가 됐다. 장재영은 여전히 터널을 빠져 나오기 위해 사투 중이다.
안우진은 지난해 코로나19 부적절한 사적모임 관련 징계로 풀타임 소화에 실패했다. 그러나 두 가지의 슬라이더와 함께 커브의 완성도를 끌어올리면서 강속구 위력을 더욱 업그레이드 했다. 투구 폼 교정으로 부상 위험도 줄이면서, 제구력도 눈에 띄게 안정됐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공을 믿고,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려고 노력하는 등 심리적인 부분에서 자신만의 극심한 싸움을 했다. 올 시즌 안우진은 에이스 에릭 요키시를 뒷받침하는 2선발이다. 4월 2일 개막전 선발 가능성도 있다.
안우진은 그런 장재영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많을 수밖에 없다. 장재영은 지난해 2군에서 제구 다잡기 특별 훈련을 소화했고, 11월부터 송신영 투수코치의 전담 지도를 받으며 착실히 올 시즌을 준비해왔다.
장재영은 9일 연습경기 최고구속이 147km에 그쳤다. 이게 오히려 화제였다. 그러나 숫자보다 놀랐던 건 마인드다. 전혀 구속에 신경 쓰지 않았다. 단지 "공이 밀리는 느낌이었다"라고 했다. 최상의 밸런스가 아니었고, 구속은 언제든 오를 수 있다는 자신감이었다. 아울러 모든 것은 자신의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아주 평범한 진리를 깨달았다.
안우진의 도움이 있었다. 장재영은 "우진이 형도 신인 시절 관심도 많이 받았고 부담감이 있었을 것이다. 우진이 형과 대화를 많이 한다"라고 했다. 안우진은 장재영에게 "빠른 공을 던지면 우리가 유리한 점이 많다. 빠른 공도 구석구석 던지려고 할 필요가 없다. 스트라이크 존이 넓어졌다. 그리고 삼진을 잡는 것 보다 타자에게 치게 하는 방법도 있다. 볼넷에 대한 스트레스도 받지 마라"고 했다.
장재영은 볼넷에 대한 스트레스가 많았다. 그러나 안우진과의 대화를 통해 아무 의미 없다는 걸 깨달았다. 그는 "신인인데 그동안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았다. 야구를 잘 하는 선수들이 할 고민을 하고 있었다. 내가 가진 걸 보여주면 된다. 볼넷을 주면 다음 타자를 잘 상대하면 되는 것이다"라고 했다.
장재영의 마인드 변화는 안우진 홀로 이끌어낸 게 아니다. 근본적으로 본인이 깨우친 부분이 크다. 다만, 안우진이 후배에게 조언도 해줄 정도로 성장했고, 그릇이 넓어진 선배가 됐다는 게 장재영 케이스를 통해 입증됐다.
안우진도, 장재영도 올 시즌 고척 1군 마운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주면 키움으로선 금상첨화다.
[안우진(위), 장재영(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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