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수원 윤욱재 기자] 외국인타자 1명이 베테랑 내야수 2명을 긴장하게 만들고 있다.
LG가 새로 영입한 외국인타자 리오 루이즈(28)는 우투좌타 내야수로 멀티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루이즈는 "나의 주 포지션은 3루수"라고 밝혔지만 3루 못지 않게 2루 수비도 가능한 선수라 LG는 상황에 따라 루이즈를 다양하게 기용할 수 있다. 실제로 루이즈는 지난 8일 대구에서 열린 삼성과의 연습경기에서는 2루수, 12일 수원에서 펼쳐진 KT와의 시범경기에서는 3루수로 출전했다.
류지현 LG 감독은 "루이즈가 2루수와 3루수 모두 수비력이 비슷하다"라면서 "발이 빠른 선수는 아니지만 타구를 처리하는 능력이 있다"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LG가 루이즈의 다양한 기용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혹시 모를 변수 때문이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언제 어디서 어떤 선수가 감염이 될지 모르는 일이다. 따라서 어떤 포지션이든 공백이 생겼을 때 대처하는 요령이 필요한데 LG는 그 해답을 '뎁스'라 판단하고 있다. 류지현 감독도 "올해는 유독 변수가 많을 것 같다. 결국 선수층이 두꺼워야 하지 않나 싶다"라고 말했다.
LG가 루이즈의 포지션을 한정 짓지 않으면서 김민성 뿐 아니라 주전 2루수가 유력해 보였던 서건창도 덩달아 긴장해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김민성은 개인 통산 1309안타, 서건창은 1294안타를 기록한 베테랑 내야수로 이들의 통산 안타 합계만 2603개에 달하지만 멀티 포지션이 가능한 새 외국인타자의 출현으로 자신의 자리를 안심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물론 중요한 전제조건이 있다. LG가 루이즈에게 기대하는 것은 역시 중장거리포다. 루이즈는 아직까지 시원한 타구를 보여주지는 못했다. 이호준 LG 타격코치는 "루이즈가 중장거리형 타자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자신의 루틴대로 가고 있다"라고 전했다. LG로서는 당장이라도 루이즈의 호쾌한 장타를 보고 싶겠지만 오버하지 않고 자신의 루틴을 지키려는 루이즈의 입장에서는 급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현재로선 당연히 루이즈는 중심타선에 배치될 것이다. 다만 수비는 어느 포지션에 가중치를 둘지는 예상하기 어렵다. 루이즈가 2루수와 3루수 모두 준비하고 있는 만큼 기존 주전 멤버인 서건창과 김민성도 더욱 긴장할 수밖에 없다. 서건창은 FA 신청을 1년을 미룰 만큼 와신상담을 하고 있고 김민성은 연봉이 4억원에서 1억 8000만원으로 대폭 삭감되면서 명예회복이 절실하다. 루이즈의 멀티 능력이 이들의 부활을 앞당기는 촉매제 역할을 할 수도 있는 것이다.
[LG 루이즈가 8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연습경기 3회초 1사 1.3루서 삼성 허윤동의 투구에 손가락을 맞고 더그아웃에 괜찮다는 사인을 보내고 있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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