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축구
[마이데일리 = 이현호 기자] 우크라이나 최고 유망주로 손꼽히는 헤오르히 수다코프(19, 샤흐타르 도네츠크)가 벙커에서 힘겹게 삶을 이어가고 있다.
2002년생 미드필더 수다코프는 우크라이나 명문 샤흐타르 유스팀에서 성장했다. 우크라이나 연령별 대표팀을 고루 거쳤고, 만 18세이던 2021년 3월에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당시 안드리 셰브첸코 감독이 수다코프를 대표팀으로 불렀다. 2021년 6월에 열린 유로 2020에도 출전했다.
하지만 수다코프의 현재 신세는 처량하기만 하다. 수다코프 소속팀 샤흐타르의 페르난도 발렌테(62, 포르투갈) 감독이 스페인 매체 ‘아스’에 전한 내용에 따르면, 수다코프는 현재 우크라이나의 한 지하 벙커에서 임신한 아내와 함께 생활 중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때문이다. 수다코프가 속해 있는 샤르타르의 연고지는 이번 전쟁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 샤흐타르 유소년 코치는 이번 전쟁이 시작하자 우크라이나군에 징집돼 전투를 벌이다 사망했다. 샤흐타르 구단 직원들은 저마다 방공호, 지하철역으로 대피했다.
발렌테 감독은 수다코프 소식을 들려주며 “이 사진을 보고 눈물이 났다. 수다코프 부부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에 남겨두고 온 어린 선수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찢어진다”고 했다. 특히 수다코프를 가리키며 “지금껏 20년 가까이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수다코프 같은 재능을 본 적이 없다. 장차 FC바르셀로나와 맨체스터 시티에서 뛸 유망주”라고 극찬했다.
수다코프 외 다른 샤흐타르 선수들은 전쟁이 발발하기 전에 우크라이나를 떠난 것으로 전해진다. 발렌테 감독은 “불행 중 다행스럽게도 다른 선수 15명은 겨울 휴식기를 맞아 터키로 전지훈련을 떠났다. 전쟁이 막 시작할 때였다”면서 일부 선수들이 전쟁 피해를 보지 않았다고 들려줬다.
샤흐타르에 소속된 외국인 선수들도 진작에 우크라이나를 떠났다. 브라질 국적 선수 12명은 이달 초에 우크라이나 인근 국가 루마니아를 거쳐 고국 브라질로 돌아갔다. 이들은 상파울루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눈물을 흘리며 가족을 끌어 안았다. 페드리뉴는 "브라질에서 가족과 헤어질 때 ‘잘 있어’라고 했는데, 그게 마지막 인사가 될 뻔했다"며 힘겨웠던 피난길을 돌아봤다.
[사진 = 수다코프 SNS]
이현호 기자 hhhh@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