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장윤호 기자]선수들이 원한 것은 아닌 것 같고 감독의 뜻인지, 구단의 방향인지 알 수는 없지만 이게 무슨 경우인지는 모르겠다.
2021시즌 골든글러브 수상자 2명이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포지션을 이동해 적응 훈련을 하고 있다. 팀의 성적, 나아가 포스트시즌 진출, 그리고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 필요하다고는 해도 선수의 의지와 성적도 중요하다.
메이저리그를 예로 들면 LA 에인절스의 조 매든 감독은 올 시즌 팀의 간판스타 마이크 트라웃(31)을 중견수에서 좌우 코너 외야로 이동시키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지난해 종아리 통증으로 겨우 36경기 밖에 나서지 못하는 등 그동안 부상이 잦았던 마이크 트라웃을 보호하기 위한 방안이었다. 그러나 마이크 트라웃은 내 자리는 중견수라고 반발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LG 트윈스 중견수였던 홍창기(29)는 마이크 트라웃과는 다른 처지다. 구단이 스토브리그에서 삼성 라이온즈 출신 FA 중견수 박해민(32)을 영입함에 따라 자리를 내주고 우익수로 이동하게 됐다. 수비 부담이 줄어 공격력이 더 강해질지 모르나 홍창기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이뤄진 포지션 이동이다.
홍창기는 받아들이는 분위기이지만 반대할 힘이 있는 것도 아니다. 지난 시즌 페넌트레이스 3위였던 LG 트윈스는 올 시즌 우승에 총력을 기울인다.
그런데 와일드카드로 5위를 한 키움 히어로즈가 유격수 김혜성(23)에게 2루수 훈련을 시키면서 포지션 이동을 예고하고 있다. 김혜성은 지난해 데뷔 첫 3할 타율(0.304)을 기록하며 2017년 데뷔 이후 최고의 활약으로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키움 홍원기 감독은 타순도 2번에서 5번으로 내려 하위타순을 이끌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해 골든글러브에서 이례적이었던 것은 NC 다이노스를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포수 양의지(35)가 지명타자(DH)로 상을 받은 것이다. 부상 등으로 포수 마스크를 쓴 것보다 지명타자 출장이 많았다.
양의지는 올 시즌 NC 다이노스와의 4년 계약을 마치게 된다. 포수로 가치를 회복해야 시즌 후 대형 계약을 노릴 수 있다. 그래서 양의지는 포수로 출장수를 늘일 것이 분명하다. 양의지의 경우는 제 자리로 돌아가는 것이어서 홍창기, 김혜성과는 다르다.
홍창기가 중견수에서 우익수로 이동하고 김혜성은 유격수에서 2루수로 옮겨 과연 어떤 수비를 펼치고 성적을 낼지 흥미롭다. 자신의 포지션에서 리그 최고의 위치에 올라 골든글러브 수상으로 공인을 받은 선수들에게 메이저리그와 일본프로야구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특별한 변화를 외부에서 주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마이데일리 DB]
장윤호 기자 changyh21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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