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포수가 풀타임 2번타자로 뛴다?
한화는 지난 해 출루율 .407를 마크한 정은원이 1번타자로 고정되면서 공격의 활로를 뚫을 적임자를 찾았지만 문제는 마땅한 2번타자가 없어 흐름을 잇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지난 시즌 초반에는 박정현, 정진호, 장운호, 강경학, 노수광, 임종찬 등 2번타자로 나섰지만 신통치 않았다. 한화는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지난 해 5월 14일 고척 키움전이었다. 포수 최재훈이 난생 처음으로 2번타자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한화가 최재훈에게 2번 타순을 맡긴 것은 그의 출루 능력이 워낙 뛰어나기 때문이다. 투수가 피할 이유가 없는 8번타자를 주로 맡았는데도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볼넷 획득 능력을 보였다.
최재훈은 2번타자를 맡고도 타율 .275 7홈런 44타점, 그리고 출루율 .405를 마크했다. 특히 2번타자로 나선 경기에서는 타율 .291에 출루율 .422를 기록할 정도로 집중력 있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도 최재훈이 2번타자를 맡을 가능성은 아주 커보인다. 이미 한화가 진행한 4차례 시범경기에서 최재훈은 모두 2번타자로 출전했다.
한화는 지난 시즌을 마치고 최재훈과 5년 총액 54억원에 FA 재계약을 맺을 정도로 최재훈을 핵심 전력으로 분류하고 있다. 최재훈 역시 한화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고 고참으로서 책임감도 갖고 있어 분명 2번타자를 맡아도 제 역할을 다할 것이라는 기대감은 있다. 올해는 스트라이크존이 확대되는 만큼 선구안을 갖춘 타자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 분명하다.
다만 그의 포지션이 포수라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포수는 체력 부담이 어마어마하다. 게다가 투수와의 호흡과 안정적인 수비력까지 겸비해야 한다. 때문에 포수를 상위타선에 배치하는 팀은 찾기 드물다. 장타력을 갖춰 중심타선에 들어가는 선수는 있어도 테이블세터에 포진하는 경우는 찾기 어려운 것이다.
지난 해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이 최재훈을 처음으로 2번타자라는 옷을 입히면서 한 말은 "선구안이나 볼카운트 싸움에서 공을 인내심 있게 지켜본 부분이 좋았다. 선발투수의 투구수를 늘리는 장점도 있다"는 것이었다. 냉정히 말하면 지금 한화에서 최재훈보다 나은 2번타자를 찾기는 어렵다.
그래도 한화는 지난 해 '2번타자 최재훈'에게 엄청난 짐을 맡긴 것은 아니었다. 최재훈이 일주일을 풀로 출장한 것은 8월 말에나 이뤄졌다. 나머지는 중간마다 휴식일이 끼어 있었다. 최재훈의 포지션을 고려한 체력 관리는 이뤄진 편이었다. 문제는 최재훈이 빠지면 대체할 2번타자가 있어야 했는데 최재훈이 빠진 날에 2번타자로 나선 허관회, 김민하, 이동훈, 백용환, 장운호, 노수광, 임종찬, 이원석, 최인호 등은 그리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 최재훈이 최선이라면 그가 휴식을 취할 때 그를 대체할 수 있는 2번타자를 마련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다.
[최재훈.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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