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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현진이 형이 먼저 자리잡고 있으라네요."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은 선수생활을 친정 한화에서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 올 겨울 한화 스프링캠프에서 친정 후배들과 함께 훈련하며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직장폐쇄라는 특수성이 작용했지만, 류현진이 친정에 대한 애정이 없다면 개인훈련을 해도 무방했다.
류현진과 토론토의 계약은 2년 남았다. 직장폐쇄가 더 장기화되면 시즌이 축소되고 FA들의 자격 획득이 1년 미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노사가 지난주 극적으로 새로운 협정을 체결하면서, 162경기 풀시즌을 진행하기로 했다. 류현진도 2023시즌 후 FA가 된다.
그런 류현진은 최근 김광현에게 "먼저 SSG에서 자리 잡고 있어라"고 했다. 김광현이 지난주 SSG와 4년 151억원에 역대 FA, 비 FA 최다금액 계약을 체결한 뒤 안부를 주고 받으며 나눈 얘기였다. 김광현이 입단 기자회견에서 이 얘기를 소개했다. 류현진도 때가 되면 복귀를 하겠다고 암시하는 코멘트였다.
류현진이 2년 뒤 한화로 돌아올 것인지, 메이저리그에 잔류할 것인지는 알 수 없다. 2년 뒤 류현진의 나이도 37세라는 걸 감안하면 한화 복귀를 전격 결정할 수 있다. 그렇다면 류현진과 김광현은 2012년 이후 12년만에 다시 KBO리그에서 함께 몸 담게 된다.
류현진이 2년 뒤 한화에 돌아오면 현재 리빌딩을 통해 자리잡은 젊은 선수들과 엄청난 시너지를 낼 게 확실하다. 김광현이 SSG에 돌아와 낼 수 있는 시너지 그 이상도 가능하다. 모든 것은 류현진의 선택에 달렸다.
류현진과 김광현은 2006년과 2007년에 KBO리그에 데뷔, 2000년대 후반 리그를 지배했다. 류현진은 먼저(2013년) 메이저리그로 떠났다. 김광현은 2010년대 후반까지 KBO리그 대표 에이스로 활약해오다 지난 2년간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다.
21세기 최고의 토종 왼손투수 랭킹을 매기라면 류현진이 1위, 김광현이 2위 아닐까. 그런 두 사람의 맞대결은 KBO리그 최고의 흥행카드가 될 수 있다. 우연인지 아닌지 알 수 없지만, 두 사람은 아직 한 번도 선발투수로 맞대결을 펼치지 않았다. 감독들이 의도적으로 피하기도 했고, 과거 대전에서 한 차례 맞대결이 성사됐으나 우천취소가 됐다.
올해 양현종(KIA)이 전격 복귀했다. 김광현과 양현종의 맞대결 카드도 흥미롭다. 그러나 류현진과 김광현 맞대결 카드가 좀 더 무게감이 있는 걸 부인할 수는 없다. KBO리그 흥행에 이만한 카드도 없다.
김광현은 "미국에 있으면서 다른 팀이지만, 현종이, 현진이 형, (최)지만이, (박)효준이, (김)하성이 등 정말 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응원도 하고 그랬다. 시차도 다르고 경기시간도 달라서 볼 수 있으면 봤다. 현진이 형이 언제 한국에 들어올지 모르겠지만, 팬들이 야구장을 가득 메울 수 있게 노력하겠다"라고 했다.
[류현진과 김광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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