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하마터면 영원히 '비호감 외국인선수'로 낙인이 찍힐 뻔했다. 알고 보니 에이스의 실력을 갖고 있었고 팀을 생각하는 마음도 진심인 선수였다.
이제는 한화의 에이스로 불리는 닉 킹험(31)의 '반전 스토리'다. 킹험은 2020년 SK(현 SSG)에 입단해 한국 무대에서 첫 선을 보였다. 그러나 팔꿈치 부상이 그를 괴롭혔고 결국 2경기 밖에 등판하지 못했다. 한국에서 치료를 받는 시간이 길어지자 '의료 관광'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승리 없이 2패와 평균자책점 6.75를 남긴 외국인선수가 다음 해에 돌아올 확률은 얼마나 될까. 다시는 한국 팬들과 마주할 일이 없을 것 같았던 킹험은 지난 해 한화 유니폼을 입으면서 기적적으로 부활했다. 킹험은 144이닝을 소화하며 10승 8패 평균자책점 3.19를 남기면서 한화의 새 에이스로 등극했다.
한화는 당연히 킹험과 재계약을 맺었고 킹험은 이제 건강에 대한 걱정 없이 새 시즌을 준비하는데 여념이 없다. 킹험이 등판한 18일 NC와의 시범경기에서 4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완벽한 피칭을 선보이며 개막 준비에 전혀 문제가 없음을 보여줬다.
킹험은 이제 한화의 에이스로 불리는 선수이지만 에이스의 권위 의식은 느낄 수 없다. 한화는 지난 7일 호세 로사도 코치의 요청으로 류현진의 특별 강의(?)가 성사됐는데 킹험은 에이스의 체면을 잊고 류현진에게 "구속 저하에 대비해 타자를 상대하는 노하우가 궁금하다"라고 질문하기도 했다.
킹험의 아들 출산 소식은 킹험이 얼마나 팀을 생각하는 마음이 큰지 알 수 있는 에피소드였다. 킹험의 첫째 아이는 8일 오후 9시 5분에 한국에서 태어났다. 킹험의 아내가 한국에서 출산을 결정한 것은 킹험이 팀을 생각해 아내를 설득했기 때문이다.
당시 한화는 "킹험은 아내가 미국에서 출산하게 되면 출산휴가를 다녀오게 되고 자가격리 등 포함하면 많은 시간을 팀에서 이탈하게 되는 점을 고려해 아내와 상의 후 한국에서의 출산을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한때 비호감 외인으로 낙인이 찍혔던 킹험의 '반전 스토리'는 그야말로 '네버엔딩'이다. 한화가 만약 킹험을 선택하지 않았다면 킹험은 평생 KBO 리그에서 실패한 외국인선수로 남았을 것이다. 그러나 오랫동안 킹험을 지켜봤던 한화는 과감하게 킹험을 선택했고 킹험 또한 기대에 걺맞는 투구로 보답하면서 '윈윈'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줬다.
[닉 킹험.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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