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제가 구단의 결정에 대해 할 얘기는 없습니다."
궁금했다. 송우현(26)의 아버지 송진우 전 스코어본 하이에나 감독의 생각을 들어보고 싶었다. 키움이 '음주운전 삼진아웃'을 당한 강정호에게 인정을 베풀기로 하면서 야구계가 발칵 뒤집혔다. 자연스럽게 한 번의 음주운전으로 팀을 떠난 송우현이 소환됐다.
음주운전으로 세 번이나 적발된 강정호도 내년에 돌아오는데, 한 번밖에 적발되지 않은 송우현이 돌아오지 못할 명분도 없다. 공정과 상식, 도덕은 키움에 적용되지 않는 키워드다. 고형욱 단장도 18일 인터뷰서 송우현의 복귀도 생각해볼 여지를 남겼다.
송우현은 2021년 8월8일 음주운전으로 경찰의 조사를 받았고, 9일 구단에 자진신고 했다. 키움은 8월11일에 송우현을 웨이버 공시했다. 음주운전에 세 번 적발된 선수는 임의탈퇴로 묶어놓은 반면, 한 번 적발된 선수는 '손절'한 것만 봐도 키움의 행태가 이중적임을 알 수 있다. 음주운전에 대한 사회적 잣대가 엄격해진 걸 감안한 결정이었다고 해도, 예나 지금이나 음주운전은 '잠재적 살인 행위'다. 어쨌든 송우현은 어느 구단과도 자유롭게 계약할 수 있는 신분이다.
송진우 전 감독과 전화통화를 했다. 우선 키움의 강정호의 복귀 결정 자체에 대해서는 사견을 밝히지 않았다. "내가 구단의 결정에 대해 할 얘기는 없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강정호가 다른 선수들보다 죄에 대한 데미지가 크지 않았나"라고 했다.
송 전 감독은 야구인이자 야구선수를 아들로 둔 아버지다. 송우현은 독립리그에서 재기를 준비 중이다. 송 전 감독은 "잘못했으니 그만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 벌금도 다 냈고 반성하고 있다. 다시 한번 기회를 잡기 위해 독립리그에서 뛰고 있다"라고 했다.
자책도 했다. 송 전 감독은 "우현이가 솔직히 1군에 올라가서 건방도 떨었던 것 같다. 아버지인 내 잘못이 크다. 본인은 반성하며 야구를 그만둘 생각까지 했다. 그래도 프로야구의 맛을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서 준비하고 있다"라고 했다.
조심스럽게 솔직한 심정도 내비쳤다. 송 전 감독은 아들이 다시 한번 프로구단에서 기회를 잡길 바라는 마음이다. "처음으로 사회생활을 하면서 잘못을 한 것이었다. 죄값을 치르면 한 번 정도 용서 받을 기회도 잡아야 하지 않겠나. 물론 구단들이 판단할 일이다. 한번의 잘못으로 인생을 포기하기엔 아직 우현이는 어린 나이"라고 했다.
송우현은 만 26세다. 강정호보다 9살 어리다. 송 전 감독은 앞으로 1~2년 내에 야구선수 송우현의 운명이 결정될 것이라고 봤다. "다시 (KBO리그 복귀할 기회)준비하고 있지만, 강정호처럼 공백이 2~3년 정도로 길어지면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한다"라고 했다.
레전드 투수는 그 누구보다 프로의 냉혹함을 잘 안다. 4년만에 실전에 복귀하는 30대 후반의 선수가 있다고 해도 정상적이라면 20대 젊은 선수가 2~3년 공백기만 있어도 프로에 돌아가기 어렵다고 봤다. 지극히 현실적인 시선이다. 물론 아들이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으니 다시 KBO리그에서 기회를 잡길 하는 바람이지만, 야구인으로서 냉정한 시선도 있다.
그리고 송 전 감독은 아들보다 죄질이 더 나쁜 강정호의 복귀를 두고 굳이 누구를 원망하지 않았다. 오히려 야구선배로서 후배 강정호에게 당부의 말을 남겼다. "좋은 일이 있길 바란다. 불미스러운 일이 더 이상 안 나오도록 마음가짐을 추스르면 좋겠다. 반성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강정호(위), 송진우 전 감독(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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