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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장윤호 기자]13일 일요일(한국 14일)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 시범경기에서 극적인 만남이 팜비치 구장 홈플레이트에서 이뤄졌다. 그레이프 프루트 리그 게임이 열린 미 플로리다주 웨스트 팜 비치에서다.
현역 메이저리그 최고령으로 73세인 휴스턴 애스트로스 더스티 베이커감독은 워싱턴 내셔널스전을 앞두고 홈 플레이드로 라인업을 교환하기 위해 나갔다. 그런데 워싱턴에서는 감독 대신 ‘놀라운’ 선수가 등장했다.
바로 더스티 베이커 감독의 아들 대런 베이커(23)가 워싱턴 내셔널스 라인업을 들고 나온 것이다. 홈플레이트에서 아버지와 늦둥이 아들이 상봉했다.
대런 베이커는 겨우 3살의 나이에 메이저리그 배트보이를 한 야구 키드이다. 2017년에 이어 지난 해 워싱턴 내셔널스에 다시 지명돼 입단했다. 대학시절 2루수, 그리고 고교시절에는 외야수로 뛰었는데 아버지의 야구 재능을 이어받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날 깜짝 이벤트는 워싱턴 내셔널스 데이브 마르티네즈(58)감독이 기획했다. 데이브 마르티네즈감독은 더스티 베이커감독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감독을 맡았던 시절인 1993~1994시즌 샌프란시스코에서 뛰었다.
좌투 좌타 외야수 출신인 데이브 마르티네즈는 2019시즌 워싱턴 내셔널스를 창단 첫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어 명장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는 스프링캠프 시작부터 이미 아버지와 아들의 홈 플레이트 상봉 이벤트를 준비해왔다.
마르티네즈 감독은 “다들 알겠지만 나는 더스티 베이커 감독을 좋아한다. 아버지와 아들의 만남을 보는 것은 참 즐거운 일이다”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만남을 극적으로 만들기 위해 모든 것이 극비로 진행됐다. 메이저리그 캠프와 마이너리그는 분리돼 있다. 마르티네즈 감독은 경기 시작 겨우 1시간 전에 아들 대런 베이커를 불러 올렸다. 그리고 실제로 아버지 팀과의 경기에 출장을 시켰다.
대런 베이커는 팜 비치 볼파크에서 열린 경기에서 1타점 안타와 희생플라이로 워싱턴 내셔널스가 휴스턴 애스트로스에 3-2로 승리하는데 기여했다. 아들과의 만남이 감동적이었는지 아니면 마이너리그 생활이 안타까웠는지 더스티 베이커 감독은 “ 아들이 나를 안아줬다. 그런데 아쉬웠는지 아들이 한 번 더 안으려 하자 심판이 더 이상은 곤란하다고 제지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운이 좋게도 휴스턴과 워싱턴은 같은 스프링캠프 시설에서 훈련 중이다. 더스티 베이커감독과 아들은 같은 숙소에서 함께 지내고 있다. 더스티 베이커 감독은 훈련이 끝나면 아들의 마이너리그 캠프로 가서 아들을 지켜본다.
[사진=워싱턴 SNS캡쳐]
장윤호 기자 changyh21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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