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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석희 기자]축구 스코어가 14-14라면 믿어지겠는가? 그리고 14골을 넣은 한 팀에서 한명이 무려 13골을 넣었다며 더더욱 믿어지겠는가?
동네 축구도 아닌 엄연한 프로리그에서 일어난 경기 결과이다. 지금 그리스 프로축구 3부리그에서 벌어진 경기결과를 두고 현지에서 파문이 일고 있다.
해당 경기는 지난 주 열렸다. 그리스 언론‘애슬리티코’가 24일 보도한 내용에 다르면 갈라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AS 갈라타(Galata)와 아트로미토스 말레메(Atromitos Maleme)의 경기가 문제였다.
전반전부터 양팀의 골문은 수문장이 없는 듯 골을 주고 받았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거의 수비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전반전 스코어는 7-6으로 갈라타의 한점차 리드.
후반전에는 말레메의 파상공세(?)가 이어졌다. 결국 스코어는 14-14 동점으로 경기가 끝이 났다.
문제는 다음에 벌어졌다. 그리스 언론은 심판 3명이 경기를 봤기 때문에 스코어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한다. 물론 제대로 수비를 하지 않은 잘못은 있지만 그렇다고 부정이 섞이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문제는 갈라타의 지오르고스 차가르키스가 무려 13골을 넣었다는 점이다. 프로리그이기 때문에 골을 넣은 선수들의 이름도 그대로 나와 있다. 나머지 한골은 크리스토두라키스가 넣었다.
상대팀인 말레메에서는 봄보라키스가 7골, 차마타키스가 4골, 리모기아니스가 3골을 넣었다. 공식 기록이다. 이런 내용이 페이스북에 공개되면서 팬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그리고 과연 차가르키스가 13골을 넣은 것이 맞느냐는 문제 제기가 있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 예정인 차가르키스가 최근 몇 년간 거의 득점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원래 ‘폭격기’라는 별명을 가진 차가르키스는 자신은 13골을 넣었다고 주장했지만 진상조사가 벌어진 하룻만에 사실은 12골을 넣었다고 실토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를 본 관중들은 많아야 7~8골을 넣었다면서 13골에 대해 고개를 저었다.
파문의 당사자인 차가르키스는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할 예정이어서 양팀 선수들은 그의 마지막 시즌에 득점왕을 차지하도록 '담합'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차가르키스가 관련된 것인지는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결국 소속팀 갈라타는 앞으로 남은 경기에 출전하지 않고 기권패를 하기로 결정했다. 갈라타는 협회에 “리그 득점 순위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징계위원회에서 이번 경기의 득점을 합산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무승부 승점도 차감하고 차가르키스가 넣은 골 전부를 무효처리하도록 요청했다.
갈라타는“한 개인의 욕심을 위해서 일부의 허영심과 다른 이들의 어리석음이 이 팀을 만든 스포츠 정신을 파괴했다”고 머리를 숙였다.
당사자인 차가르키스도 협회의 진상조사에 응했다. 차가르키스는 “내 긴 경력의 마지막 시즌에 득점왕이 되기위해 가능한 한 많은 골을 넣었다”면서도 “나는 내 삶에서 깨끗한 양심을 갖는 법을 배웠기 때문에 이번 사건과 관련된 모든 사람들에게 사과한다. 13골 득점을 모두 취소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파문의 당사자인 차가르키스(오른쪽)와 갈라타 팀. 사진=그리스 애슬리티코 홈페이지]
이석희 기자 goodlu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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