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아직 어린 투수이니 경기를 거듭할수록 좋아질 것이다."
SSG 좌완 오원석(21)은 SK가 2020시즌에 1차 지명한 투수다. 그런데 입단 2년차이던 2021시즌에 너무 큰 역할을 맡았다. 애당초 5선발은 이건욱이었지만 부진과 부상으로 이탈했다. 이후 본격적으로 선발진 후미에 가세했다. 그런데 외국인투수들과 박종훈, 문승원 등의 줄부상으로 언젠가부터 윌머 폰트에 이어 2선발로 격상됐다.
김원형 감독은 2021시즌을 치르며 그런 오원석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함과 동시에 안쓰러워했다. 너무 큰 부담을 줬다는 것이다. 투수전문가로서 때로는 투수들에게 따끔한 지적을 아끼지 않았지만, 오원석만큼은 믿고 꾸준히 기회를 줬다.
성적은 그렇게 눈에 띄지 않았다. 33경기서 7승6패2홀드 평균자책점 5.89였다. 시즌 막판에는 불펜을 오가며 나름 분전했지만, 과제도 뚜렷했다. 좌투수인데 좌타자(피안타율 0.294)보다 우타자(피안타율 0.276)에게 오히려 성적이 좋았다. 좌타자를 확실하게 잡지 못한 아쉬움은 있었다.
오원석은 올 시즌을 준비하면서 몇 가지 변화를 줬다. 김 감독에 따르면 우선 투구판에서의 스탠스를 과도한 크로스 스탠스에서 살짝 스퀘어 스탠스 형태로 완화했다. 패스트볼의 각을 조절해 좌타자에게 효율적으로 구사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김 감독은 "왼손타자가 나올 때 약간 볼이 빠지는 경향이 있다. 볼 회전 각이 우타자 바깥쪽으로 흐르는 패스트볼이 있는데, 그걸 왼손타자에게도 의식적으로 던질 수 있으면 좋은데 잘 안 된다. 한쪽 방향(왼손타자에겐 바깥쪽 코스로 주로 투구)으로 투구하다 보니 왼손에게 약한 경향은 있다"라고 했다.
왼손타자에겐 몸쪽 패스트볼을 구사하면 좋다는 의미. 사실 제구가 되면 10~15승 투수가 된다고 봐야 한다. 3년차를 맞이한 오원석은 아직 커맨드가 정교한 투수는 아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상당히 개선됐다. 지난 2경기서 1승 평균자책점 1.54.
11⅔이닝 투구를 하면서 삼진 13개에 볼넷 4개다. 피안타율은 0.205. 단 두 경기라서 큰 의미는 없지만, 확실히 작년보다 안정적이다. 여전히 좌타자(피안타율 0.227)보다 우타자(피안타율 0.182)에게 더 강하지만, 좌타자 피안타율도 상당히 좋은 수준이다.
김 감독은 "1년 사이에 확실히 좋아졌다. 제구를 개선하기 위해 고치고 싶다고 했고, 노력을 많이 했다. 어린 선수이니 경기를 거듭할수록 좋아질 것이다"라고 했다. 작년의 경험까지 더해 올해 포텐셜을 터트릴 가능성이 충분하다.
구속도 빨라졌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오원석의 2021시즌 패스트볼 평균구속은 139.4km였다. 그러나 올해 두 경기 평균구속은 142.3km까지 올라왔다.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갖출 수준까지 올라온 것이다. 김 감독은 "온전히 본인의 노력과 훈련의 결과다. 작년보다 8kg 찌웠다. 웨이트트레이닝을 병행하면서 힘이 붙었고, 구속이 빨라졌다"라고 했다.
SSG는 '151억원 사나이' 김광현이라는 걸출한 좌완 특급이 있다.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좌완이다. 김광현과의 만남은 오원석에게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아울러 오원석이 김광현을 잇는 SSG의 좌완특급이 된다면, 2021년과 2022년의 경험과 좌절, 노력 및 결실이 두고두고 회자될 것이다.
[오원석.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