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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배우 설경구가 학교폭력 가해자 아빠의 얼굴로 극장가를 찾는다.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감독 김지훈) 주역 설경구를 25일 화상으로 만났다.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는 스스로 몸 던진 명문 한음 국제중학교 학생 김건우의 편지에 남겨진 학폭 가해자 넷의 부모들이 자신의 아이를 지키려 사건을 은폐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2012년 제5회 현대일본희곡 낭독공연에서 상연된 동명 연극을 재해석한 영화다. 원작 연극은 국내에서도 한 달여간 초연된 이후 현재까지 꾸준히 관객과 만나고 있다.
설경구는 학폭 가해자로 지목된 강한결의 아빠이자 변호사 강호창 역이다. 피해 학생의 안부보다 무서움에 잠 못 들 아들이 더 걱정인 강호창은 다른 가해자 부모들과 공모한다.
김 감독과 영화 '타워' 이후 재회한 설경구는 "기존에 보지 못한 제목이라 궁금했다. 꽤 오랜 시간 각본 작업이 진행된 것 같다. 이야기가 구체화된 후 김 감독이 같이 해보자고 제안했다. 각본이 굉장히 강렬하게 느껴졌다. '타워'랑은 또 다른 느낌이라 호기심이 있었다"라고 출연 결심 이유를 밝혔다.
우여곡절 끝 5년 만에 영화를 선보이게 된 그는 "김 감독이 좋은 완성본을 내놓은 것 같다. 촬영하며 많이 우울해했다. 이야기가 주는 압박과 감독으로서 책임이 강했던 것 같다"라고 전했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영화가 낡지 않은 것은 "현재 진행의 문제" 때문이라며 "지금도 어딘가에서 일어나고 있는 문제다"라고 짚었다.
학폭은 사회 문제로 대두한 지 오래다. 설경구는 이 고질적 병폐에 대해 "강도가 세지면 세졌지 나아지는 것 같지 않다. 지능화됐다고 할까. 괴롭힘이 반복되는 것 같다"라며 "영화가 세상을 바꾸진 않겠지만 꾸준히 건드려야 하는 문제다"라고 말했다.
또 "괴물이 된 부모를 고발하는 영화다. 부모의 역할에 대해 더 생각해보게 됐다. 관객이 고민을 서로 공유하고 학폭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설경구는 급변하는 강호창의 심리는 물론 상대역 성유빈, 천우희와 연기 합을 훌륭하게 완성해냈다.
아들 강한결을 연기한 배우 성유빈과의 호흡을 묻자 "촬영 당시 고등학생이었는데 묵직하더라. 생각이 많은 것 같다"라고 한 설경구는 "힘든 이야기이면 연기도 힘들 텐데 도전하고 싶어 하더라. 성유빈이라는 배우가 어떻게 성장할지 궁금하다"라고 했다.
기간제 담임 교사 송정욱 역의 배우 천우희를 놓고는 "천우희가 송정욱 역 후보에 있었다. 천우희여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딱 천우희 같은 느낌이었다. 한 번 고사했다고 해서 매달려보자는 의미로 연락했다. 고맙게도 마음을 고쳐먹어줬다. 영화를 보며 천우희에게 몰입됐다. 송정욱의 감정을 따라가고 있더라"라고 극찬했다.
그러면서 "여리고 착한데 단단하다. 제가 현장에서 되게 예민했다. 지금은 편안하려 한다. '우상' 때 천우희가 정말 힘들었다. 그런데 현장에서 웃으려 하더라. '안 힘드냐'고 하니 '힘들어하면 나아지겠어요? 웃어야죠'라고 했다. 한 대 맞은 느낌이었다"라며 "천우희의 경지까진 못 올라가지만 힘들면 헛웃음이라도 지으려 한다"라고 전했다.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는 오는 27일 개봉한다.
[사진 = ㈜마인드 마크]
양유진 기자 youjiny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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