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한국에선 선수가 감독에게 대드는 모습으로 오해할 수 있겠다 싶었다.”
한화는 7일 대전 NC전서 1-10을 12-11로 뒤집으며 역대급 대역전극을 만들었다. 9점차 역전극은 2009년 9월12일 대전 한화-히어로즈전 이후 무려 13년만이었다. 당시에도 한화는 0-9로 뒤진 경기를 11-9로 이겼다.
아무리 야구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고 해도 9점차 역전극은 어지간해선 나오지 않는다. 더구나 한화는 1-1 동점이던 6회 8점을 내주는 과정이 좋지 않았다. 무사 1,2루 위기서 이명기의 3루 방면 번트안타는 사실 한화의 실책이나 다름없었다.
당시 타구를 수습한 3루수 김태연이 1루에 공을 던질 수 없었다. 1루에서 포구할 선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1루수 김인환은 혹시 모를 번트 타구에 대비, 홈 방향으로 대시했다. 일반적으로 2루수가 1루를 커버하는 게 맞다. 그러나 2루수 정은원은 시프트 과정에서 미처 홈을 커버하지 못했다.
1사 2,3루가 돼야 할 상황이 무사 만루로 돌변했다. 결국 이민우가 아웃카운트를 1개도 잡지 못하고 강판했다. 주현상도 난타 당하며 8실점을 막지 못했다. 공수교대 이후 6회말 공격 때,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과 정은원이 통역을 두고 덕아웃에서 격렬한 논쟁을 펼치는 모습이 중계방송 카메라에 잡혔다.
수베로 감독은 특유의 열정적인 모습으로 뭔가 얘기했다. 그런데 정은원도 수베로 감독의 얘기를 들은 뒤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수베로 감독은 8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한국의 문화를 존중하는 입장에서 큰 일은 아니었다”라고 했다.
구체적으로 수베로 감독은 “어떻게 된 상황이었는지 서로 의견을 주고받는 과정이었다. 마치 선수가 감독에게 대드는 모습으로 보이면서 한국 팬들이 오해할 수 있겠다 싶다. 야구인 두 사람의 대화였고 소통이었다”라고 했다.
수베로 감독이 ‘대든다’라는 표현을 사용했지만, 사실 중계방송 화면상 정은원이 수베로 감독에게 대드는 모습으로 비춰지지는 않았다. 선수도 감독에게, 감독도 선수에게 지켜야 할 선은 있다. 오히려 정은원이 뭔가 해당 상황에 대해 명확하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 듯했다.
그 사이 한화는 6회말에만 3점을 추격하며 대역전극의 씨앗을 뿌렸다. 그리고 8회 5득점 빅이닝을 일궈내며 경기 분위기를 완전히 바꿨다. 8회초에 1점을 내줬으나 8회말에 3점을 따내며 기어코 대역전극을 일궈냈다.
정은원도 7회말 선두타자로 등장해 중전안타를 날렸고, 하주석의 적시타에 추격의 점수를 뽑아냈다. 8회말에는 선두타자로 등장해 볼넷을 골라낸 뒤 김인환의 동점 투런포에 홈을 밟는 등 9점차 대역전극에 기여했다.
수베로 감독은 “미국에선 소통만이 팀을 하나로 뭉치고 어려운 상황서 팀을 견고하게 지켜줄 수 있다고 믿는다. 나는 다른 선수들과도 항상 소통한다. 나쁜 상황이 아니었다”라고 했다.
[수베로 감독과 정은원(위), 정은원(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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