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가을야구 한번 해보는 게 소원이다.”
KIA 외야수 이우성은 2013년 2라운드 15순위로 입단한 뒤 한 번도 포스트시즌에 나서지 못했다. 두산 시절에는 2010년대 후반 쟁쟁한 왕조멤버들에게 밀려 2016~2017년에 1군에서 단 4경기밖에 뛰지 못했다. 당연히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2018년에는 NC로 옮겨 71경기를 소화했다. 그러나 그해 NC가 포스트시즌과 인연이 없었다. 그리고 2019년에 KIA로 옮겼으나 이때부터 KIA 역시 포스트시즌과 거리가 있었다. 사실 우투우타 외야수로서 한 방이 있지만, 통산타율 0.226이 말해주듯 정교함은 살짝 떨어진다.
더구나 수비력은 그렇게 빼어나다는 평가를 못 받았다. 그러나 적어도 9일 광주 한화전 27번째 아웃카운트를 잡는 모습을 보면 이우성의 수비력이 떨어진다고 볼 수 없었다. 그 순간만큼은 김호령 못지 않았다.
상황은 이랬다. 6-5로 쫓긴 9회초 2사 1,2루. 정은원이 마무리 정해영의 3구 패스트볼을 통타했다. 타구는 좌측 외야 가장 깊숙한 지역으로 날아갔다. 도저히 파울이 될 것 같지 않았다. KIA챔피언스필드에 모인 관중도 숨 죽이며 지켜봤다.
이때 이우성이 날았다. 전력으로 질주해 파울/페어 경계선에서 타구를 걷어냈다. 놓쳤다면 무조건 역전 2타점 장타였다. KIA로선 이우성의 ‘위닝 캐치’로 승부를 가른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8일 광주 한화전서도 중견수 김호령이 9회말 2사에서 하주석의 좌중간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내며 경기를 끝냈다. 마치 데자뷰인 듯했다.
이우성은 “정말 이기고 싶었다. 코치님과 눈이 마주쳐서 내 위치를 조금 뒤로 옮겼다. (박)찬호도 나한테 공이 올 것이라고 얘기해줬다. 대수비로 나갔지만, 팀에 보답하고 싶었다. 이젠 연차가 쌓이니 (정)해영이가 공도 좋고 타구가 휘어서 날아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수비는 정말 훈련의 결과대로 나오고, 슬럼프가 없는 것 같다”라고 했다.
5월 한때 주전 좌익수로 나서긴 했다. 그러나 이내 이창진에게 자리를 내줬고 현재는 대타 혹은 대수비로 나선다. 그러나 이우성은 정말 팀의 가을야구를 위해, 자신의 생애 첫 포스트시즌을 위해 몸을 바친다.
이우성은 “솔직히 수비에 자신 없었다. 그런데 감독님이 경기에 내보내주니 잘 되는 것 같다. 좋은 수비를 하면 감독님, 코치님, 선후배들이 칭찬도 해주고 자신감을 주시니 여유도 생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십년 정도 선수생활을 했는데 가을야구를 한번도 못했다. 가을야구를 한번 해보는 게 소원이다”라고 했다. KIA는 5위를 달린다. 이우성의 꿈 실현은 현재진행형이다.
[이우성. 사진 = KIA 타이거즈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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