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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현호 기자] 이탈리아 명문 축구팀 나폴리는 장내 아나운서도 유명하다. 축구팬이라면 한 번쯤 이 아나운서의 목소리를 들어봤을 수 있다.
나폴리 홈구장 스타디오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도나에는 상징적인 요소가 여럿 있다. 그중 하나는 장내 아나운서 다니엘레 벨리니의 샤우팅이다. 나폴리가 골을 넣었을 때 벨리니가 득점자 이름을 선창하면 5만여 관중들이 후창하곤 한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2013년 9월, 곤살로 이과인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도르트문트전에서 골을 넣었다. 벨리니가 마이크를 잡고 “곤살로!”를 외치면, 나폴리 홈 팬들이 “이과인!”으로 받아쳤다. 서로 주고받는 식의 샤우팅이 10회 이어졌다.
“곤살로! 이과인!” 득점 샤우팅 영상이 유튜브 등 각종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퍼지면서 나폴리는 ‘장내 아나운서 명소’가 됐다. 득점 후 샤우팅을 직접 하기 위해 나폴리 홈구장을 찾는 관광객도 많다고 한다.
벨리니는 최근 영국 매체 ‘스포츠 바이블’과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벨리니는 “전 세계에서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이과인 골 영상을 보고 내게 메시지를 보냈다. 놀라운 일”이라며 높아진 인기를 실감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게 나폴리 구단은 여자친구이자, 여동생이자, 어머니와 같다. 정말 특별한 존재다. 집에서도 매일 나폴리 유니폼을 착용한다. 매순간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난 정말 운이 좋은 사람이다. 내가 좋아하는 구단에서 10년째 일을 하고 있어 행복하다”고 했다.
벨리니의 장내 아나운서 데뷔 경기는 유벤투스전이었다. 나폴리와 유벤투스는 이탈리아 내에서도 소문난 라이벌 관계다. 벨리니는 그날을 돌아보며 “너무 떨리고 긴장됐다. 솔직히 그날 일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았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선수들 바로 옆에서 마이크를 잡고 홈 팬들과 소통하고 있었다. 미치는 줄 알았다”고 회상했다.
벨리니는 곧 김민재(25, 대한민국)의 이름을 호명할 전망이다. 최근까지 튀르키예 페네르바체에서 뛰던 김민재가 나폴리 이적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벨리니 아나운서가 한국 선수 최초로 나폴리의 하늘색 유니폼을 입은 김민재 이름을 어떤 식으로 외칠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사진 = 다니엘레 벨리니 SNS]
이현호 기자 hhhh@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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