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롯데가 FA 한현희와 3+1년 40억원 계약을 체결하면서, 2022-2023 오프시즌 승자로 최종 등극했다. 4+2년 152억원 계약으로 FA 재벌 1위에 등극한 양의지(두산), 양의지 영입전의 승자 두산과 함께 올 겨울 3대 위너다.
롯데는 FA 시장이 개장하자마자 포수 유강남과 4년 80억원, 유격수 노진혁과 4년 50억원에 각각 계약했다. 프레이밍과 내구성이 좋은 포수, 작년에 NC에서 3루수로 뛰었지만 본래 건실하게 좌측 중앙내야를 지키는 선수를 영입했다. 수년간 약점으로 꼽히던 롯데 센터라인이 대폭 강화됐다.
여기에 30세의 강속구 사이드암 선발투수를 영입해 선발진의 짜임새까지 끌어올렸다. 투수도 센터라인에 포함되는 포지션이라고 보면, 올 겨울 롯데의 전력보강은 화려함과 실속을 모두 갖췄다. 뿐만 아니라 투수 차우찬, 김상수, 신정락, 윤명준, 포수 이정훈, 외야수 안권수 등 방출생을 대거 영입하며 뎁스까지 강화했다.
래리 서튼 감독은 전례 없는 선물 패키지를 안았다. 계약 마지막 시즌을 맞아 무조건 5강에 가야 하는 책임감을 안게 됐다. 롯데는 근래 2017년을 제외하면 포스트시즌에 오른 적이 없었다. 지난 2~3년간 롯데 1~2군을 두루 맡으며 충분히 선수단 파악도 된 상황. 올 시즌에는 핑계를 댈 수 없다.
돌아보면 역대 KBO리그 외국인감독들이 오프시즌에 이 정도의 선물을 받은 적이 있었나 싶다. 트레이 힐만 전 SK 감독과 함께 가장 성공적인 이력을 남긴 제리 로이스터 전 감독도 이 정도의 선물을 받지는 못했다.
실제 로이스터 전 감독이 재임한 2008~2010년 롯데의 FA 행보는 심플했다. 부임한 2008년에 FA 선물은 없었다. 내부 FA도 없었다. 2008-2009 FA 시장에선 홍성흔을 1년 2억7900만원에 영입했다. 물론 당시 다년계약이 사실상 금지됐고, 실제로 풍성한 합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손민한을 1년 15억원에 붙잡았다. 이래저래 170억원과 거리가 멀었다. 2009-2010 FA 시장에선 최기문을 1년 1억5000만원에 붙잡은 게 전부였다.
13~15년 전과 현재를 단순 비교하긴 어렵다. 로이스터 전 감독 시절 이대호, 조성환, 홍성흔, 카림 가르시아 등 화려한 라인업을 앞세워 3년 내내 포스트시즌에 간 측면도 있었다. 다만, 서튼 감독이 로이스터 전 감독을 비롯한 그 어떤 외국인감독들보다 FA 선물을 화끈하게 받은 건 사실이다.
올 시즌이야 말로 서튼 감독이 자신의 야구를 완벽하게 구현해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새로운 선수들과 다시 시작하는 롯데의 미래도 올해 서튼 감독이 첫 단추를 어떻게 꿰느냐에 달렸다.
[서튼 감독(위), 로이스터 전 감독(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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