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일드라마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사는 것도 쓴데 먹는 것도 맨날 이렇게 쓰면 무슨 힘으로 버티겠어요."
'대행사’ 전혜진의 위로가 이보영의 마음에 파동을 일으켰다. 살벌한 사내 경쟁 속 그녀의 따뜻한 말 한마디는 ‘얼음 마녀’ 같던 이보영도 마음의 문을 열게 했고, 시청자들의 마음도 활짝 열어젖혔다.
JTBC 토일드라마 '대행사’ 10년 차 카피라이터 조은정(전혜진)은 아들 아지(김라온)을 위해 사표를 제출하려던 순간, 제작본부장 고아인(이보영)으로부터 CD(Creative Director) 승진 소식을 전해 들었다. 꿈에 그리며 고대하던 타이틀이었기에 사표는 자진해서 그 자리에서 찢어 버렸다. 자신이 동경하던 고아인의 인정을 받은 것 같아 몇 배는 더 기뻤던 승진이었다.
그런 고마움 때문이었을까, 조은정은 아무에게도 곁을 주지 않는 고아인에게 성큼 다가갔다. 다 같이 승진을 축하하는 자리에 참석하지 못한 고아인을 아쉬워하며, 모두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케이크를 들고 ‘상무님’ 방으로 향했다. 하지만 모두의 예상이 맞았다. 아인은 “단 거 보다 혼자 있을 시간이 필요하다”며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이럴 때, 대부분 포기하고 돌아섰겠지만, VC기획의 ‘햇살요정’ 조은정은 달랐다. 밀어내는 고아인에게 한걸음 더 다가가 “우리는 팀이니까 같이 해야 한다. 혼자 하면 외롭다”고 버텼다.
사실 조은정은 우연히 길거리에서 공황장애 쇼크로 과호흡 증세를 보이며 괴로워하는 고아인을 발견한 적이 있었다. 그 때 그녀의 가방에서 약을 찾아주며, 언제나 당당하고 멋진 고아인 이면에 자신을 채찍질하며 아등바등 살아가는 고아인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그 가방 속에 많은 약통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짐짓 모르는 척 “인생에는 달달한 게 필요하다. 사는 것도 쓴데 먹는 것도 맨날 이렇게 쓰면 무슨 힘으로 버티겠냐, 단 게 싫으면 이거라도 먹어라”며 무설탕 캔디를 건넸다.
이 진심이 고아인에게도 닿았는지, 늦게까지 야근하고 막 퇴근하려던 그녀가 은정이 두고 간 캔디를 발견하고 까먹었다. “단 맛 한번 보면 끊기 어려워”서 일부러 멀리 했는데, 이번엔 케이크까지 다 먹고 퇴근했다. 그동안 다칠까 봐 꽁꽁 싸매고 아무도 다가오지 못하게 하면서 혼자 웅크리고 있던 고아인의 마음이 조심스럽게 열린 순간이었다.
제작진은 “고아인과 조은정은 정반대의 결을 지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가보지 못한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은 어떠한지, 서로가 궁금한 사이다. 고아인은 조은정을 보며 사람과 함께 어울려 사는 법을 배우고, 조은정에게 고아인은 성공을 향한 동기 부여다. 앞으로도 한 팀으로 일하면서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받는 두 사람의 워맨스를 지켜봐달라”고 전했다.
[사진 = JTBC 제공]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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