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LG 사이드암 정우영(24)은 2019년 2라운드 2차 15순위로 입단한 뒤 매년 진화를 거듭한다. 장신 사이드암으로서 벌크업을 통해 주무기 투심패스트볼의 구속을 확 끌어올렸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2022시즌 패스트볼 평균구속은 151.5km. 최고 157km까지 찍었다. 몸무게는 94kg서 98kg로 증가.
2022시즌 67경기서 2승3패35홀드 평균자책점 2.64로 맹활약, LG 필승계투조의 핵심 노릇을 했다. 그 결과 홀드왕을 차지했다. 투심 비중이 무려 92.1%였지만, 타자들은 알고도 공략하지 못했다. 강력한 구위에 유니크함을 결합, KBO리그 최강 불펜투수로 거듭났다. WBC 대표팀에도 포함됐으며, 아시안게임, APBC까지 모두 나갈 수 있다.
그런 정우영은 3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베이스볼파크에서 진행 중인 LG 스프링캠프서 다른 투수들보다 페이스가 빠르다. LG가 WBC에 나가는 투수들의 불펜 피칭 일정을 빠르게 잡기도 했고, 정우영도 본진보다 약 열흘 일찍 들어와 미리 몸도 만들고 시차적응도 빨리 시작했다.
정우영은 “생각보다 날씨가 춥긴한데 시차적응도 되고 좋다. 올해 국제대회가 많은데, 욕심이 난다. 결국 아프지 않아야 한 시즌을 잘 치를 수 있다. 작년보다 발전해야 아시안게임, APBC에도 발탁될 것이다. 잘했다고 하지만, 욕심이 난다”라고 했다.
벌크업으로 구속을 올렸는데, 알고 보니 160km도 자신 있다는 말이 나왔다. 정우영은 “솔직히 세게 던지면 가능할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그렇게 무리하다 보면 다칠 것 같다. 몸이 완벽하게 성장하고 도전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라고 했다.
이미 구속으로 타자들을 압도한다. 굳이 160km이라는 상징성에 욕심을 낼 필요는 없다는, 실리적인 자세다. 슬라이더도 구사하니, 엄밀히 말하면 투 피치 피처다. 그것보다 지난 여름에 잠시 겪었던 부침을 올해 겪지 않으면 성적이 더 올라갈 것이라는 생각이다. 실제 정우영은 작년 8월 11경기서 1패7홀드 평균자책점 6.43에 그쳤다.
정우영은 “작년 여름에 한달 정도 안 좋았는데, 몸을 키운 뒤 적응이 완전히 되지 않은 측면이 있었다. 올해는 내가 내 몸에 완전히 적응했다. 시즌 처음부터 끝까지 좋은 흐름을 유지하고 싶다. 근력도 중요하지만, 체지방을 늘리기도 해야 한다”라고 했다.
어떻게 보면 엉뚱한 얘기를 꺼냈다. 150km대 후반의 투심이라면, 선발 욕심도 나지 않을까. 투 피치지만 다른 변화구들을 던질 줄 모르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정우영은 실제로 “선발도 해보고 싶다”라고 했다.
물론 진지하게 한 얘기가 아니었다. 미래에 상황과 조건이 갖춰질 경우로 한정했다. 당장 LG 마운드에서 정우영이 역할을 변경할 이유가 없다. 단, 정우영 정도의 위력을 가진 투수가 긴 이닝을 던지는 것에 대한 호기심은 있을 수밖에 없다. 또 혹시 모른다. 준비를 잘 하면 성공할 수도.
요즘 정우영은 주위에서 메이저리그 도전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 아직 이정후(키움)나 팀 동료 고우석처럼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한 명확한 목표를 갖고 있는 건 아니다. 정우영은 역시 현실적이다. “일단 현재만, 바로 앞만 본다. 처음엔 메이저리그 생각이 전혀 없었는데, 주위에서 도전해보라고 한다”라고 했다.
그래서 다가올 3월 WBC가 의미 있는 쇼케이스, 경쟁력 시험 무대다. 정우영은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와의 맞대결도 성사될 경우 이기겠다는 마음가짐이다. “국가대표로 국제대회에 나가는 것 자체가 영광이다. 이강철 감독님이 기용하시면 타자 오타니와 맞붙고 싶다. 고민할 필요도 없다. 우리(LG) 투수들끼리도 얘기한다. 오타니는 엄청난 선수”라고 했다.
[정우영, 사진 = 스코츠데일(미국 애리조나주)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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