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스코츠데일(미국 애리조나주) 김진성 기자] “옐리치네 옐리치.”
LG 외야수 문성주는 KBO 홈페이지 프로필상 신장 175cm에 몸무게 78kg로 체구가 건장하지 않다. 2022시즌에 혜성처럼 등장, 106경기서 타율 0.303 6홈런 41타점 55득점 OPS 0.823으로 맹활약했다. 한때 ‘장외 타격왕’으로서 기존 강자들을 긴장시키기도 했다.
그런 문성주는 9월에 ‘폭망’했다. 타율 0.132에 그치면서 고개를 숙였다. 키움과의 플레이오프서도 8타수 2안타 타율 0.250으로 주춤했다. 한 마디로 용두사미였다. LG 이호준 타격코치는 6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콤플렉스에서 문성주의 타격훈련을 지도하며 “성주가 웃을 때 귀여운데 웃음이 사라졌다”라고 했다.
문성주는 그 시기부터 고민이 많았다. LG의 국가대표급 외야진에서 자리를 잡으려면 방향성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 결과 백스윙을 키우며 크게 치는 스타일로 변화를 시도하기로 하고, 비 시즌에 개인훈련까지 했다. 장타를 장착해야 어떻게든 어필할 것이라고 계산했다.
그러나 염경엽 감독과 이호준 코치는 결사반대다. 두 지도자는 6일 문성주의 특타를 지켜보며 왜 문성주의 생각이 잘못됐는지 일일이 설명해줬다. 염 감독은 “몸을 불린다고 절대 홈런이 안 나온다. 홈런은 타이밍의 싸움이다”라고 했다. 히팅포인트를 앞으로 당겨야 하는데, 그게 말처럼 쉬운 게 아니며, 폼을 고치는 게 중요하지 않다고 했다.
염 감독과 이 코치는 문성주를 두고 얘기를 많이 했다. 염 감독은 “니가(문성주) 이상한 얘기를 하는 바람에 이 코치와 모창민 코치가 엄청 고민 많이 했다”라고 했다. 결국 문성주는 원래의 스윙 궤적을 유지하되, 팔 높이만 자신에게 편하게 바꾸는 수준으로 이 코치와 합의를 마쳤다.
물론 이 코치는 웃으며 “니가 그래도 폼을 바꾸는 게 맞다고 생각하면 내 방으로 찾아와라. 그럼 맥주 한잔 마시면서 ‘니가 맞니 내가 맞니’로 싸우는 거고”라고 했다. 이 코치는 궁극적으로 문성주가 지금처럼 컴팩트한 스윙으로 빠르게 스윙하면 홈런도 나올 것이라고 했다. 실제 작년 NC와의 창원경기서 이상적인 홈런을 날렸다며 칭찬하기도 했다.
또한. 염 감독은 9월 부진을 체력 문제로 진단했고, 본래의 타격 매커니즘과 스윙 궤도를 유지하면서 어깨를 눌려 타구를 띄우는 방법 등을 제시했다. 문성주가 다시 원래의 폼으로 치자 “옐리치네 옐리치. 폼 예쁘다”라고 했다. 크리스티안 엘리치(밀워키 브루어스) 역시 크게 치기보다 컴팩트하고 빠른 중심이동을 통해 홈런을 만들어내는 스타일이다.
문성주 역시 장타로 방향성을 잠시 변화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100% 확신하지는 않았다고 털어놨다. 오히려 이날 특별타격훈련 및 두 지도자와의 대화를 통해 원래대로, 애버리지와 츨루율 위주로 승부를 걸기로 했다. 대신 “3할3푼을 치겠습니다”라고 했다. 정확성을 더 키워 LG 외야에서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각오다.
[문성주. 사진 = 스코츠데일(미국 애리조나주)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