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김도영(KIA)과 문동주(한화)는 광주 고교야구를 주름잡은 슈퍼 유망주였다. 그러나 동성고(김도영)와 진흥고(문동주) 출신으로서 친해질 기회가 없었다. 오히려 프로 입단 후 두 사람이 동시에 주목 받는 경우가 늘어나며 자연스럽게 연락도 하고 친해졌다고 한다.
KIA의 2021년 여름의 선택은, 두고두고 회자될 전망이다. 당시 전임 수뇌부가 1차 지명으로 김도영과 문동주를 놓고 장고를 한 끝에 김도영을 택했다. 그러자 KIA의 선택을 지켜본 한화가 재빨리 1차 지명으로 문동주를 택했다. 즉, KIA가 문동주를 택했다면 한화가 김도영을 택할 수 있었다.
KIA는 문동주 같은 강속구 유망주는 또 뽑을 기회가 있지만, 김도영처럼 유니크한, 파워와 스피드를 모두 갖춘 야수는 쉽게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 하에 김도영을 택했다. 그렇게 두 슈퍼유망주의 운명이 결정됐고, 1년이 흘렀다. 둘 다 첫 시즌은 명성에 비해 화려하지 않았다. 김도영은 103경기서 타율 0.203 3홈런 19타점 37득점 OPS 0.675, 문동주는 13경기서 1승3패2홀드 평균자책점 5.65.
김도영은 시범경기 타격왕에 올랐으나 본 무대에서 프로의 쓴맛을 봤다. 타격폼 수정을 이어간 끝에 시즌 막판 감을 잡았으나 늦은 측면이 있었다. 그래도 수비와 주루에서 탈 신인급이라는 평가 속에 시즌 내내 1군에 붙어있었다. 8월 중순 손바닥 부상으로 잠시 1군에서 빠진 기간 외에는 1군 레귤러 전력으로 인정 받았다.
문동주는 스프링캠프와 시즌 중반 두 차례 부상으로 이탈했다. 불펜을 거쳐 선발 수업을 받았고, 사실상 의미 없는 기록만 남겼다. 둘 다 신인왕 경쟁서 밀려났고, ‘빈 수레가 요란한’ 모양새였다. 그리고 두 번째 시즌을 준비 중이다.
올해는 다를 조짐이다. 김도영은 지난 시즌 막판 정립한 타격폼을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 준비를 마쳤다. 팔 높이를 내리되, 스윙 궤도를 조절해 빠른 대처가 가능하도록 준비하고 있다. 문동주는 선발투수 수업을 차근차근 받고 있다.
김도영은 8일(이하 한국시각) KIA의 스프링캠프지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키노 스포츠컴플렉스에서 “동주와 ‘서로 잘하자’라고 한다. 둘 다 못하면서 비교 되는 건 보기 안 좋다. 기왕이면 둘 다 잘하면서 얘기가 나오는 게 좋다”라고 했다.
두 사람은 작년에도, 앞으로도 계속 비교될 운명이라는 걸 알고 있다. 그렇다면 둘 다 잘해서 판도를 흥미롭게 만들자는 얘기다. 문동주도 김도영의 얘기에 동의했다. 올해 김도영은 주전 3루수, 문동주는 선발진 후미 진입을 노린다.
KIA의 2021년 여름의 선택은, 여전히 성패를 가리기 어렵다. 장기적인 측면에서 지켜볼 필요가 있다. 둘 다 성공해 KIA와 한화를 살찌울 수 있다면 한국야구에 좋은 일이다.
[김도영(위), 문동주(아래). 사진 = 투손(미국 애리조나주)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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