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NC 베테랑 3루수 박석민(38)은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리드 파크 에넥스필드에 차린 스프링캠프에서 현장 취재진의 인터뷰를 정중히 거절한다. 야구로 뭔가 보여준 뒤 팬들 앞에 서겠다는 굳은 의지다. 기자가 NC 캠프를 두 차례 찾았는데, 박석민은 검게 그을린 얼굴로 타격이면 타격, 수비면 수비 모두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박석민은 올 시즌을 앞두고 무려 93% 연봉삭감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2022시즌 7억원서 올 시즌에는 단돈 5000만원에 계약했다. NC는 FA 2+1년 34억원 계약이 끝나자 가차 없었다. 지난 2년간 코로나19 방역수칙 위반과 술판 파동에 따른 페널티를 소화했고, 잔부상까지 시달리며 최악의 시기를 보냈다,
강인권 감독은 올 시즌 주전 3루수로 일찌감치 박석민을 낙점했다. 양의지(NC)와 노진혁(롯데)이 빠져나갔고, 이명기(한화), 권희동(FA)과도 결별했다. 타선 약화가 우려되는 상황서, 부족한 장타력을 보충하기 위해 박석민만한 카드가 없다고 봤다. 건강한 박석민에겐 일발장타를 기대할 수 있다. 운동능력이 예년만 못하더라도 15홈런 내외의 기대치는 여전히 있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박석민이 풀타임 주전이 가능할 것인지 알 수 없다. NC로선 박석민의 페이스 저하에 대비해야 한다. 크게 두 명의 플랜B가 있다. 주인공은 도태훈(30)과 서호철(27)이다. 도태훈은 왼손 내야지만, 통산타율 0.204로 타격이 고민이다. 서호철은 2021년 상무에서 타율 0.388로 퓨처스리그 남부리그 타격왕에 올랐다. 그러나 작년 1군에선 타율 0.205로 돋보이지 않았다.
NC로선 장기적으로 핫코너 주인공을 찾아야 한다. 노진혁에 박준영(두산)이 떠난 상황. 되도록 도태훈과 서호철 중 한 명이 성장하는 게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지난 17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키노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열린 국가대표팀과의 연습경기는 눈 여겨 볼 만했다.
도태훈은 3번 3루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3안타, 서호철은 7번 2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했다. 도태훈은 김광현과 고우석, 서호철은 정우영에게 각각 안타를 뽑아냈다. 한국을 대표하는 투수들을 상대로 얻어낸 결과물. 두 사람은 자신감을 갖고 시즌을 준비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두 사람의 평균나이는 만 28.5세. 군 복무를 마치긴 했지만, 결코 적은 나이는 아니다. 이젠 1군에서 뭔가 보여주고 승부할 때가 됐다. 서호철은 경기 도중 유격수도 보며 멀티 수비력을 과시했지만, NC의 김주원-박민우 중앙내야는 장기적으로 불변이라는 걸 감안해야 한다. 결국 도태훈과 서호철 모두 3루수로 승부를 봐야 한다. 두 사람도, 박석민도 건전한 위기감을 갖는 게 좋다.
[박석민. 사진 = 투손(미국 애리조나주)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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