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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줄과 입마개를 하지 않은 대형견의 공격으로 반려견이 하반신 마비 진단을 받은 후 결국 안락사 결정을 하게 됐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사진은 사고로 사망한 반려견과 진단서.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 캡처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이웃집 대형견의 습격으로 등을 물린 반려견이 하반신 마비 진단 후 결국 안락사를 하게 됐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해당 견주는 사고 당시 상대 견주 측이 되레 화를 내거나 연락처를 주지 않는 등 적반하장격 태도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국민일보에 따르면 지난 18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는 ‘이웃집 개가 저희 개를 물어 평생 하반신마비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어머니와 1세 반려견(푸들)이 집 앞에 산책을 나오던 중, 목줄과 입마개를 하지 않은 대형견 크기의 개가 어머니를 덮치기 시작했다”며 “무방비 상태였던 어머니가 안고 있던 개를 떨어트리자마자 그 개가 반려견을 공격하더니, 등 쪽을 물고 이리저리 흔들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A씨는 “당시 다친 어머니가 ‘도와주세요’라고 소리를 질렀으나 대형견 주인이라는 B씨는 그걸 보고도 천천히 걸어 나오고 있었다”며 “어머니가 ‘아저씨 개 좀 말려달라. 그쪽 개가 물고 있어 저희 개가 죽는다’고 말하니 B씨는 되레 ‘왜 나한테 소리 지르냐’고 화를 냈다”고 주장했다.
이어 “B씨는 미안하다는 말 하나 없이 아무렇지 않게 들어가려고 했다”며 “어머니가 ‘동물병원을 가야 하니 번호를 달라’고 했으나, B씨는 끝까지 ‘자기가 왜 줘야 하냐’며 번호를 알려주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A씨 어머니는 결국 경찰을 불러 상황 설명을 했고, B씨의 연락처도 경찰을 통해 전달받았다.
A씨는 “황급히 동물병원에 갔지만 상태는 심각했다”고 전했다. 그는 “병원에서 (반려견의) 척추뼈 신경이 아예 부러져 앞으로 평생 하반신마비로 살아야 한다고 했다”며 “병원 측은 강아지 크기가 작아서 척추 수술을 견딜 수 있을지를 걱정했다. 이미 손상된 척추 쪽 신경 바이러스가 전이돼 살 가망이 없다고 했다. 사는 내내 엄청난 고통이 있을 테니 안락사를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A씨는 당시 진단서를 공개하며 이를 뒷받침했다. 해당 진단서에는 ‘척추뼈 연속성 완전 소실. 신경 손상은 불가피한 것으로 판단’ ‘안락사 요건에 부합하여 안락사 권유’라는 등의 내용이 적혔다.
A씨는 “강아지가 이 상황이 된 것도 너무 억울하고 슬픈데 더 화가 나는 건 상대 견주인 가족들 태도”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B씨는) 미안하다는 말도 없을뿐더러 막상 병원과 경찰서에 온 건 B씨의 아내와 딸이었다”며 “(그들은) ‘미안하다’ ‘죄송하다’가 아닌 ‘보상 어떻게 해드리면 될까요’가 우선이었다. 이게 강아지를 키우고 있는 사람이 할 소리냐”고 지적했다.
이후 B씨 아내와 딸은 ‘법대로 하라’며 자리를 떠났다고 한다. A씨는 “(B씨 측은) 전화를 안 받더니 문자로 ‘저희도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보내온 게 끝이었다. 이후 지금까지도 전화를 피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A씨는 “동물보호법이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모든 방법을 동원해 그들이 받을 수 있는 최대한 높은 처벌을 받게 해주고 싶다”면서 “CCTV 영상을 확보했고 변호사도 선임한 상태”라고 했다.
A씨의 반려견은 결국 사고 당일 안락사를 하게 됐다. A씨는 “엄청 고통스러운 상황에서도 병원에서 저를 보자마자 고개를 들려고 하는 모습이 잊히질 않는다. 미안하다”라며 “중형견과 대형견의 목줄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덧붙였다.
누리꾼들은 강력한 법적 대응을 요청하며 공분했다. 여러 누리꾼은 “민사로 진행해야 한다. 강아지 치료비와 정신적인 보상금을 요구해야 한다” “사람을 공격한 개인데 다음에 또 그러지 말라는 법이 어딨나” “대형견 입마개와 목줄을 안 하는 견주들이 문제”라고 말했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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