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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고민정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3·1절 기념사에 대해 “일본 총리의 연설인 줄 알았다”고 1일 직격했다.
문화일보에 따르면 고 의원은 이날 오후 SNS에 올린 글에서 “세계사 변화에 제대로 준비못해 국권을 상실했던 과거”라는 윤 대통령의 3·1절 기념사 내용 일부에 대해 “일본 제국주의 침탈을 정당화하는 발언을 대한민국 대통령이, 그것도 일제의 침략에 목숨을 걸고 저항한 3.1운동을 기념하는 행사에서 버젓이 외치다니”라며 이같이 비판했다.
고 의원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 이후 “일본은 식민지배의 책임을 부정하고 있고, 외무성 홈페이지에는 위안부가 강제 연행된 것이 아니라는 주장이 여전히 실려 있다”며 “일본은 독도를 둘러싼 영토 도발을 멈추지 않고 있고, 호시탐탐 군국주의 부활을 꿈꾸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일본의 반성 없는 행태를 알면서도 위안부·강제징용 피해자 등은 언급조차 하지 않은 채 ‘파트너’라니”라며 “윤 대통령이 취임 선서에서 ‘보위하겠다’고 한 국가는 대한민국이 맞냐”고 반문했다. 또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통령이 맞냐”고도 덧붙였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의 탁현민 전 의전비서관도 SNS에 올린 글에서 “3.1절 기념식을 보다가 어느 순간 더는 볼 수 없었다”며 “행사의 완성도 같은 것이 문제가 아니었다”고 한탄했다.
그는 “정말 견디기 어려운 것은, 새 정부와 대통령의 철학과 인식이었다”며 “작년 마지막 삼일절 영상을 꺼내 보았다”고 했다.
탁 전 비서관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지난해 3·1절 기념식 영상을 게시했으며, 해당 영상은 문 전 대통령이 “선조들의 고난을 되돌아 보며 보란 듯이 잘 사는 나라, 누구도 넘보지 못하는 강한 나라, 국제사회에서 존중받는 나라를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 등의 발언을 하는 내용이었다.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역대 어느 대통령도 3·1절을 이렇게 가볍게 여긴 적은 없다"며 날을 세웠다. 김 대변인은 "(윤 대통령이 언급한)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협력 파트너'는 진솔한 사과와 책임지는 자세가 전제돼야 비로소 가능하다"면서 "윤 대통령 기념사만 보면 (일본이 준) 상처가 이미 깨끗이 아물어 버린 듯하다"고 날을 세웠다.
특히 윤 대통령이 '세계사 변화에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국권을 상실했던 과거를 되돌아봐야 한다'고 언급한 데 대해 "식민 지배를 정당화하는 논리"라고 직격했다.
앞서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정동 이화여고 내 유관순기념관에서 열린 104주년 3·1절 기념식에서 윤 대통령은 일본에 관해 “과거의 군국주의 침략자에서 우리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안보와 경제, 그리고 글로벌 어젠다에서 협력하는 협력 파트너로 변했다”며 “복합 위기와 심각한 북핵 위협 등 안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한·미·일 간의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밝혔다.
또 3·1운동의 의의를 언급하는 대목에서는 “새로운 변화를 갈망했던 우리가 어떠한 세상을 염원하는지 보여주는 역사적인 날이었다”며 “그로부터 104년이 지난 오늘 우리는 세계사의 변화에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국권을 상실하고 고통받았던 우리의 과거를 되돌아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갈등과 대립의 연속이 아닌 역사에서 교훈을 찾고 미래지향적인 우리의 방향을 제시한 것에 큰 의미가 있다”며 “국권을 상실하고 고통받았던 과거를 돌아보며 조국의 자유와 독립을 위해 희생한 선열들을 기억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세계사의 변화를 제대로 준비해 과거의 불행을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평가했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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