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KIA 박찬호에게 2022년은 생애 최고의 시즌이었다. 130경기서 타율 0.272 4홈런 45타점 81득점 42도루 OPS 0.685였다. 2014년 2차 5라운드 50순위로 입단한 뒤 늘 타격이 고민이었다. 그러나 벌크업에 성공한 뒤 왼 다리와 왼 어깨가 히팅포인트에 도달하기 전에 열리는 약점을 고치면서 환골탈태했다.
그런 박찬호는 2월 투손 스프링캠프에서부터 더 이상 도루에 별 다른 관심이 없다고 했다. 도루를 하지 않겠다는 게 아니다. 이젠 발보다 방망이로 팀에 기여하고 싶다는 의지였다. 나아가 타격을 더 잘하고 싶은 의지의 표현이었다.
박찬호는 냉정했다. 20일 시범경기 광주 LG전 직후 “도루왕은 이제 빼주세요”라고 했다. 그러면서 “도루 1등을 하는 건 불필요한 것 같다. 2~30개 정도만 하면 된다. 타격을 작년보다 더 잘해야 한다. 잘 했다고는 하는데, 그래봤자 리그 평균이 안 된다”라고 했다.
타율 0.272는 나쁜 수치는 아니다. 리그 32위로 2022시즌 규정타석을 채운 53명 중 중간이 되지 않았다. OPS 0.685는 53명 중 46위였다. 리그 평균이 안 된다는 본인의 말은 팩트다. 공수겸장 유격수가 됐다는 평가에 손사래를 치는 이유다.
발전하고자 하는 의지를 높게 평가받아야 한다. 그런데 지난 겨울 중요한 변수가 있었다. 손목 통증이다. 투손에서부터 방망이를 돌릴 때 멈추는 순간 통증이 지속됐다. 훈련을 소화하다 쉬는 걸 반복하다, 결국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 가지 못했다. 함평 재활캠프에서 치료하고 컨디션을 다시 만들어야 했다.
예년에 비해 겨울에 충분히 방망이를 돌리지 못했다는 의미다. 단, 투손 날씨가 예년에 비해 좋지 않았고, 따뜻한 함평에서 밀도 높게 준비한 것을 감안하면 큰 문제가 없을 수도 있다. 박찬호는 “오히려 개막에 맞춰 체력적으로 컨디션을 올릴 수 있었다. 함평에서 웨이트트레이닝에 더 신경 썼더니 몸이 더 좋아졌다. 함평에서 두 게임을 했는데, 아예 공을 못 맞힐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걱정했는데 이틀간 실전을 하면서 걱정이 없어졌다”라고 했다.
자신의 몸 상태에 만족한다. 박찬호는 “입단할 때만 해도 60kg이 안 됐다. 지금은 78kg이다. 작년 76kg서 좀 더 쪘다. 작년보다 지금의 몸이 오히려 더 좋은 것 같다”라고 했다. 아직 시범경기도 남아있으니, 4월1일 SSG와의 개막전에 맞춰 100% 컨디션을 만들 시간이 있다.
궁극적인 목표는 골든글러브 수상이다. 자타공인 공수겸장이 돼야 한다. 수비도 중요하다. 박찬호는 수비를 잘 하는 편인데, 작년엔 22개의 실책을 범했다. 박성한(SSG, 24개)에 이어 최다 2위. 그는 “기술적인 문제로 에러를 한 게 아니었다. 생각만 고치면 안정적으로 수비할 수 있다”라고 했다.
지나치게 저돌적인 스타일에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박찬호는 “여유를 갖고 해야 하는데, 저돌적으로 하는 편이다. 조금만 마인드 컨트롤을 하면 될 것 같다. 그동안 공만 오면 스피드를 주체를 못했다”라고 했다. 슬로우&퀵 등 템포를 조절하면서 기본에 충실하다 보면, 수비만큼은 걱정할 필요가 없는 선수다. 본인이 문제점을 알고 발전하려는 의지가 있는 게 고무적이다.
[박찬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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