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한화 이글스 '특급유망주' 문동주는 2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시범경기 롯데 자이언츠와 원정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4이닝 동안 투구수 63구, 4피안타 무사사구 7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역투를 펼쳤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150km를 넘나드는 빠른 공을 뿌리며 스카우트들은 물론 팬들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문동주는 지난해 13경기에 등판해 1승 3패 2홀드 평균자책점 5.65의 성적을 남겼다. 전반기 10경기에서는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8.56으로 크게 부진했으나, 2군에서 조정을 거친 뒤 후반기 3경기에서는 1승 2패 평균자책점 3.00으로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그리고 올해 시범경기에서 또 한 번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18일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 3이닝 동안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4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역투했던 문동주는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보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한 투구를 펼쳤다. 그는 최고 157km의 빠른 볼을 총 세 차례 마크,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모두 최고 148km를 기록하는 등 4이닝 동안 총 7개의 삼진을 솎아내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한화의 지휘봉을 잡은 지난 2021시즌부터 개막전에는 '토종 에이스'를 앞세워왔다. 하지만 올해는 개막전 '토종 선발' 후보가 묘연한 상황이다. 김민우가 시범경기 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6.43으로 출발이 썩 좋지 않은 까닭이다. 그동안의 '원칙'을 고수한다면, 흐름이 좋은 문동주가 '깜짝' 개막전 선발의 중책을 맡을 가능성은 없을까.
올해 한화의 개막전 상대는 키움. 키움의 경우 시범경기에서 최고 160km의 빠른 볼을 뿌리는 등 무력시위를 펼치고 있는 안우진이 개막전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오를 가능성이 유력하다. 만약 문동주가 개막전 선발로 등판하게 된다면, 안우진과의 매치업이 성사된다. 150km 중·후반의 빠른 볼을 뿌리는 '토종' 선수들 간의 맞대결인 셈. 그러나 며칠 전까지만 해도 안우진과 문동주가 맞붙는 그림도 생각했던 수베로 감독은 25일 사직 롯데전에 앞서 선을 그었다.
수베로 감독은 서두르지 않고 문동주를 차근차근 키워나갈 뜻을 밝혔다. 그는 "문동주는 굉장히 장래를 촉망받는 어린 선수다. 큰 계단을 무리해서 오를 필요가 없이 한 발짝 한 발짝 잘 밟아나갈 수 있도록 대비, 준비해야 한다"며 "오늘(25일) 투구 내용이 아주 좋다고 해서 육성 플랜을 바꾸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수베로 감독은 그동안 지켜왔던 '원칙'을 바꿀 가능성이 높아졌다. 가장 유력한 후보는 버치 스미스다. 스미스는 지난 14일 KIA 타이거즈를 상대로 4이닝 1실점(1자책)을 기록, 20일 '디펜딩 챔피언' SSG 랜더스전에서는 4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승리까지 손에 넣었다. 올해 시범경기 성적은 2경기(8⅓이닝)에서 평균자책점 1.08을 기록 중이다.
개막전 선발 가능성이 사라졌지만, 문동주는 전혀 아쉬워하지 않았다. 가장 중요한 목표가 있기 때문. 문동주는 25일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개막전 선발은 크게 욕심나지 않는다. 목표했던 것은 선발 로테이션 한자리에 들어가서 내 자리를 만드는 것"이라며 "주어진 자리에 맞게 책임감 있게 던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일단 문동주는 25일 투구로 선발진 진입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다. 그는 "오늘 70~80점 정도는 줄 수 있을 것 같다. (157km, 7탈삼진, 무사사구) 모두 만족스럽다. 좋은 구속이 나오고, 무사사구로 제구가 잘 됐기 때문에 삼진을 많이 잡을 수 있었다"며 "정규시즌을 앞두고 마지막 피칭인데 내 플랜을 잘 실행할 수 있어서 만족스러운 경기였다. 확실히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 시범경기 (등판은) 끝났지만, 시즌 때도 자신감 있는 피칭을 이어서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화 이글스 문동주.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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