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100% 도루 성공률, 홈스틸에 삼중도루까지
LG 염경엽 감독(55)과 KIA 김종국 감독(55)은 광주일고, 고려대를 나온 학교 선후배다. 두 사람의 나이는 5살 차이로 함께 야구를 하지는 않았지만 동문으로 서로를 챙긴다. 하지만 승부의 세계에서 선후배는 없다.
KIA 김종국 감독은 선배인 LG 염경엽 감독이 보는 앞에서 보란 듯이 발야구로 LG를 흔들었다. 발야구는 올 시즌 LG 지휘봉을 잡은 염경엽 감독이 팀 기조로 삼은 야구로 LG는 주자가 나가기만 하면 쉴 새 없이 뛴다. 하지만 LG의 발야구는 오히려 독이 됐다.
LG는 주루사, 견제사, 도루 실패 등 KIA의 배터리에 완벽하게 당했다. 반면 KIA는 집중력 있는 주루 플레이로 LG의 허를 찔렀다. KIA는 필요한 순간 뛰었고 8번의 도루를 모두 성공시키며 100% 도루 성공률을 기록했다. 특히 29일 경기에서 보여준 홈스틸을 포함한 삼중도루는 백미였다
3-5로 추격을 당한 KIA는 김선빈과 최형우의 연속 안타와 소크라테스의 볼넷으로 1사 만루의 찬스를 잡았다. LG 마운드는 함덕주가 있었고 타석에서는 한승택이 있었다. 한승택의 타격 컨디션으로 볼 때 득점 가능성이 낮은 상황이었다. 함덕주는 좌완투수로 3루를 등지고 던지기 때문에 3루 주자 김규성의 움직임을 감지할 수 없었다. KIA는 이 빈틈을 놓치지 않았다. 함덕주가 세트 포지션으로 준비하는 순간 김규성은 과감하게 홈으로 질주했고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며 홈으로 들어왔다. 뒤늦게 던진 함덕주의 투구는 김규성의 몸에 맞고 뒤로 흘러갔고 2명의 주자도 도루를 성공하며 삼중도루라는 진기록이 만들어졌다.염갈량이라 불리는 염경엽 감독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KIA의 발야구에 LG 더그아웃은 당황한 표정이 역력했다. 자신들이 표방하던 야구를 KIA가 보여줬고 제대로 한방 먹은 LG였다.
시리즈 내내 매 경기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치열한 대결이었지만 결국 KIA가 원정에서 LG를 상대로 5년 만에 스윕을 거뒀다. KIA가 승리할 수 있었던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가장 눈에 띄었던 건 뛰는 야구, 작전 야구였다.
사실 발야구를 표방한 건 염경엽 감독보다 김종국 감독이 먼저다. 지난해 김종국 감독은 KIA 감독 취임식에서 "부족한 장타력을 적극적인 뛰는 야구로 득점력을 올리겠다"라고 선언했다. 그리고 "발야구는 상대를 압박하는 방법이기도 하다"라며 필요성을 강조했다.김종국 감독은 현역 시절 도루왕 출신이다. 그리고 지도자로는 작전·주루 코치 출신으로 발야구는 그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전문 분야다. 김종국 감독은 선배 염경엽 감독을 상대로 발야구의 진수를 보여줬다.
[LG를 상대로 뛰는 야구, 작전 야구로 5년 만에 스윕을 거둔 KIA 김종국 감독.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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