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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SBS '지선씨네마인드2'가 웹툰 작가 주호민과 함께 영화 '부산행'을 분석했다.
'부산행'은 전국에 정체불명의 바이러스가 확산된 상황에서, KTX 열차에 탑승한 인물들이 생존을 위한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다. 박지선 교수는 좀비 창궐이라는 재난 상황에서 다양한 행동을 하는 인물을 통해 사회심리학 관점으로 사람들의 이기심과 군중 심리에 대해 프로파일링해 좀비 영화로 알려진 '부산행'을 새로운 시선으로 분석했다.
그중 박지선 교수의 시선을 사로잡은 인물은 바로 ‘용석’(김의성). '부산행'은 용석이 좀비 바이러스가 확산된 KTX 열차를 장악하는 과정에 대한 사회심리학이라고 짚었다.
이에 박지선 교수는 단 세 명만 있으면 빌런 용석의 폭주를 막을 수 있었다고 말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한 명씩 각각 ”당신이 뭔데?“ ”우리가 당신 말을 왜 따라야 하는데?“ ”당신이 옳다는 근거가 뭔데?“라고 몰아붙이면 다른 사람들도 ‘가만있어 봐, 내가 저 사람의 말을 왜 듣고 있지’ 생각하게 되면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K-좀비 신드롬을 일으킨 '부산행'에서 좀비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었다. 유튜브에서 다양한 좀비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는 자칭 좀비 전문가, 웹툰 작가 주호민이 게스트로 등장해 '부산행' 좀비의 특징을 풀어냈다.
우선 '부산행'의 좀비는 최신 좀비의 성향을 잘 따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의 좀비들과 다르게 빠르게 뛰고 감염 속도 또한 빠르며, 폭력적으로 변했다“며 이에 대해 실제 사람들이 화가 많아져 최신 트렌드를 빠르게 반영하는 영화 매체가 현재 사회를 투영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영화 속 대사를 통한 프로파일링도 이어졌다. 박지선 교수는 용석이 석우(공유)의 딸 수안(김수안)에게 하는 대사 중 '공부 열심히 안 하면 저 아저씨(노숙자)처럼 된다'는 용석의 능력주의적 성향을 보여주는 대사라고 짚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대사인 '너네 엄마가 공부 열심히 안 했나보다' 또한 용석의 성향과 악랄함을 잘 보여준다고 설명했는데, 주호민 작가는 잠시 눈치를 보더니 연상호 감독과 '부산행' 시나리오 검토할 당시 자신이 직접 쓴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장도연이 주호민을 향해 ”능력주의자가 바로 옆에 있었다“다고 하자 용석이 나쁜 사람임을 보여주는 강렬한 대사가 필요했을 뿐 능력주의자는 아니라고 해명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기적으로 비친 용석의 캐릭터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오히려 재평가받고 있다. 감염자들과 접촉자들을 무차별적으로 격리하는 모습이 오히려 대응을 잘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에 용석을 연기한 배우 김의성이 직접 출연해 이제야 자신을 알아봐 준다는 소회와 함께 ”'부산행'이 만들어질 당시엔 용석의 행동이 이기적으로 보였지만 코로나 팬데믹을 겪은 후 오히려 이성적으로 역전되어 보이는 상황이 재밌다“며 코로나 팬데믹 이후 '부산행'을 왜 다시 봐야 하는지 짚어줬다.
그렇다면 만약 '부산행'과 같이 열차에 좀비가 나타난다면 어디로 도망쳐야할까? 영화에 과몰입하는 것으로 유명한 ‘지선씨네마인드2’ 는 실제 KTX 열차를 운전하는 기장과 승객의 안전을 관리하는 열차 팀장을 만나 이에 대한 답을 들었다. 이들이 꼽은 안전 장소는 바로 ‘화장실’. 출입문을 열 줄 모르는 좀비를 피할 수 있는 유일한 장소라고 답하며 '부산행'에서 이를 잘 짚었다고 감탄했다.
[사진 = SBS 방송화면 캡처]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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