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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축구에는 ‘보틀 잡(bottle job)’이란 용어가 있다고 한다. ‘지속적으로 압력을 받아서 리드를 날리는 축구 선수나 축구 팀’을 의미한다. 중요한 순간에 실수를 하는 것을 뜻한다고 보면 된다.
아니면 골프를 치다보면 ‘설거지를 못한다’는 핀잔을 듣는 경우가 있다. 드라이버도 잘치고, 아이언으로 그린에 공을 올리지만 3퍼트 이상을 하면서 보기나 더블 보기를 하는 경우에 하는 핀잔이다. ‘보틀 잡’이 바로 이런 의미인 것이다.
아스널이 바로 보틀 잡 챔피언이라고 한다. 더 선이 15일 올린 기사에서 ‘아스널은 보틀 잡 세계 챔피언’이라는 브랜드를 얻었다고 한다. 리그에서 오랫동안 1등을 달렸지만 최종 우승을 못한 ‘바보팀’이라는 뜻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에서 지난 30년간 시즌 내내 1등을 하다 막판에 뒤집어져서 우승을 놓치는 악몽같은 일을 되풀이 하는 팀의 대명사가 바로 아스널이라고 한다.
아스널은 15일 새벽에 열린 브라이튼전에서 0-3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아스널은 15일 영국 런던의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23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홈경기에서 브라이튼에 0-3으로 발목이 잡혔다. 2연승을 달리던 2위 아스널은 반드시 이겨야하는 브라이튼전에 패함으로써 승점 81점에 머물렀다. 1위 맨체스터 시티는 승점 85점이다. 우승은 물건너 간 것이다.
만약에 맨시티가 이번주 홈구장인 에티하드에서 열리는 첼시전에서 승리하면 우승을 확정짓게 된다. 아니면 아스널이 하루전날 열리는 노팅엄 포레스트전에서 패하면 자동우승이다.
사실 3월까지만 해도 아스널이 우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4월부터 부진에 빠지면서 승수쌓기에 실패했고 결국 맨시티에 역전 우승을 내줄 위기에 처한 것이다.
문제는 이런 경우가 아스널에는 자주 일어난다는 점이다. 스포트바이블이 공개한 통게에 따르면 아스널은 이번 시즌 무려 93%동안 리그 1위를 달렸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승은 물건너갔다.
특히 프리미어 리그 역사상 이렇게 오랫동안 1위를 달리고서도 우승을 못한 팀은 아스널이 유일하다는 것이다.
이전까지 불명예 기록도 아스널이 갖고 있었다. 2002-03 시즌때 아스널은 시즌의 71%나 1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맨유에 추격을 당해서 결국 승점 5점차로 우승을 날려버렸다. 올 시즌 이 기록을 아스널이 깨버린 것이다.
불명예스럽지만 3위에도 아스널의 이름이 올라가 있다. 2007-2008년 시즌이다. 아르센 벵거 감독이 이끌던 아스널은 이해에도 시즌 절반이 넘는 57%동안 선두를 지켰지만 결국 알렉스 퍼거슨 감독ㄹ이 이끄는 맨유에 또 다시 우승을 내주고 말았다.
리버풀도 시즌 절반 동안 1위를 했지만 우승을 놓친 경우가 있다. 바로 2018-19년 시즌 1위를 한 기간이 절반(51%)이 넘었지만 우승컵은 펩 과르디올라의 맨시티가 들어올렸다. 역대 4위 기록이다.
5위는 또 다시 아스널이 차지했다. 벵거 감독이 이끌던 2013-14년 시즌 1위를 차지한 기간이 48%였지만 우승을 놓치고 말았다. 아스널은 2위는 고사하고 4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역시 우승팀은 맨시티였다. 이렇게 불명예스런 기록 5개중 4개가 아스널의 것이었다.
‘통계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다. 마지막 설거지가 부족했던 아스널에게 딱 어울리는 말이다.
[오랜 기간 동안 리그 1위를 달렸지만 우승을 놓친 팀들. 아스널과 올 시즌 거의 우승을 확정한 맨시티 선수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더 선 캡쳐]
이석희 기자 goodlu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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