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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70~80%까지 올라왔다"
롯데 자이언츠 박세웅은 2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팀 간 시즌 6차전 '낙동강더비' 라이벌 매치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투구수 104구, 2피안타 1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최고의 피칭을 선보였다.
그동안 마음고생이 심할 수밖에 없었던 박세웅이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으로 발탁된 투수들 중 가장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위용을 뽐냈으나, 정규시즌 출발이 너무나도 좋지 않았다. 지난달 4일 SSG와 맞대결에서 4⅔이닝 3실점(2자책)으로 아쉬운 스타트를 끊는 등 4월 4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점 5.12로 부진했다. 게다가 5월 첫 등판인 KIA전에서도 4⅔이닝 3실점으로 충격의 조기강판을 당했다.
하지만 지난 12일 KT 위즈전부터 조금씩 살아날 기미를 보이기 시작했다. 배영수 투수코치를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박세웅이 머리를 맞대고 노력한 결과물들이 나오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19일 다시 만난 SSG를 상대로 6이닝 동안 6탈삼진 1실점으로 역투하며 무려 7경기 만에 첫 승을 맛보게 됐다.
래리 서튼 감독은 25일 경기에 앞서 "박세웅은 정말 좋은 투수다. 그는 자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좋은 구위와 구종을 갖고 있고 그런 투구를 할 수 있는, 하고 있는 선수다. 나는 투수가 공격을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박세웅은 시즌 초반 공격 본능을 조금 잃어버렸다. 하지만 최근 그 모습을 되찾으면서 자신의 장점을 살리는 피칭을 하고 있다"고 칭찬하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리고 25일 완벽하게 부활했다.
박세웅은 최고 150km 직구(28구)와 커브(31구)-슬라이더(31구)-포크볼(15구)를 섞어 던지며 팀 타율 2위에 올라 있는 NC의 강타선을 꼼짝달싹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이날 104구 중 스트라이크는 74구. 얼마나 공격적이고, 정교한 컨트롤을 선보였는지를 알 수 있게 만드는 대목이었다.
군더더기가 없는 투구였다. 박세웅은 1~2회 NC 타선을 모두 삼자범퇴로 묶으며 완벽한 스타트를 끊었다. 3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첫 안타를 내줬으나 흔들림은 없었고, 4~5회 다시 삼자범퇴 행진을 이어갔다. 가장 큰 위기였던 6회 2사 1, 2루에서도 무실점으로 극복한 박세웅은 7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NC 타선을 틀어막으며 올 시즌 최고의 투구를 완성시켰다.
박세웅은 "팀의 승리가 필요했고 내게도 중요한 경기였는데, 좋은 결과가 있어서 좋았다. 좋다는 말 외에는 크게 할 표현이 없을 만큼 좋다. 무엇보다 경기 초반에 편하게 던질 수 있게 점수를 많이 내줘서 고맙고, (정)보근이가 홈 플레이트 뒤에 앉아서 너무 편하게 리드를 해줘서 쉽게쉽게 던질 수 있었다"고 기쁜 소감과 함께 승리의 공을 동료들에게 돌렸다.그동안 박세웅이 부진했던 원인은 제구였다. 시즌 초반 박세웅은 그답지 않게 유리한 카운트에서도 고전하는 모습을 종종 내비쳤고, 사사구 또한 결코 적지 않았다. 사령탑이 언급한 대로 스트라이크존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공격적인 면모를 되찾으면서 덩달아 성적까지 좋아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박세웅은 "이전에는 5이닝 정도밖에 투구를 하지 못하면서 빨리 내려갔던 것이 마음에 걸렸었다. 그러나 지난 등판에서 6이닝, 이번 경기에서 7이닝을 던지면서 완전한 만족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좋아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며 "가장 좋았을 때가 지난해 초반이었는데, 그때만큼은 아니더라도 당시와 비교했을 때 70~80%까지는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롯데는 4월을 단독 1위로 마치던 시기 나균안을 제외한 모든 선발 투수들이 기대 이하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5월이 시작된 후 댄 스트레일리-찰리반즈-박세웅-한현희까지 모두가 한차례 이상의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하는 등 반등의 조짐을 보여주면서 롯데는 고민을 조금씩 덜어낼 수 있게 됐다.
박세웅은 시즌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승선과는 점점 거리가 벌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25일 등판을 포함한 5월 성적은 4경기에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1.99를 기록 중이다. 지금의 모습이 꾸준히 이어진다면, 희미해져가던 희망의 불씨도 다시 활활 타오를 것으로 보인다.
[롯데 자이언츠 박세웅. 사진 = 마이데일리 DB, 롯데 자이언츠 제공]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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