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19년만에 포수 홈런왕이 나올까. 홈런과 인연이 없던 LG가 한을 풀 수 있을까.
박동원이 25일 인천 SSG전서 시즌 11~12호 홈런을 잇따라 터트렸다. 1회 빅이닝을 완성하는 결정적 좌중월 스리런포에 이어, 8회에는 SSG의 추격 흐름을 끊는 솔로아치를 그렸다. 홈런 두 방 모두 영양가 만점이었다.
박동원은 키움 시절부터 일발장타력이 있는 포수였다. 2021시즌 22홈런을 터트렸고, KIA 시절이던 2022시즌에도 18홈런을 쳤다. 그런데 올 시즌에는 개막 2개월이 흐른 시점에서 이미 2021시즌의 절반을 넘어섰다. 지금 페이스를 시즌 내내 유지하면 30홈런도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호세 로하스(두산, 9홈런)를 제치고 홈런 단독선두를 질주한다. 아직 많은 경기가 남아있지만, 박동원이 ‘포수 홈런왕’에 등극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잠실처럼 투수친화적인 고척을 홈으로 쓰면서도 22홈런을 쳐봤기 때문에, 잠실을 홈으로 쓰면서 홈런왕이 될 만한 능력은 갖췄다고 봐야 한다.
포수 홈런왕은 1983년~1985년 이만수, 2000년, 2004년 박경완이 전부다. 천하의 양의지(두산)도 홈런왕 경력은 없다. 박동원은 올해 자연스럽게 19년 전 박경완을 소환한다. 공교롭게도 박동원과 박경완 배터리코치는 올해 LG에서 한솥밥을 먹는다.
사실 LG도 홈런왕 배출에 목이 말랐다. KBO리그 출범 이후 홈런왕을 배출하지 못한 유일한 구단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숱한 프랜차이즈 스타들을 키워 홈런왕에 앉히려고 했지만, 정작 FA로 영입한 포수가 LG의 숙원을 풀어줄 가능성이 생겼다.
흥미로운 사실이 또 있다. 현 시점에서 홈런 탑10에 전, 현직 LG 선수가 3명이나 있다는 점이다. 공동 4위에 채은성(한화, 8개)이 포진했다. 공동 7위에는 양석환(두산, 7개)이 있다. 채은성은 2022시즌까지, 양석환은 2020시즌까지 LG에 몸 담았던 선수들이다. 채은성과 양석환은 LG 시절에는 홈런왕 경쟁을 펼치지 못했지만, 올 시즌에는 박동원과 선의의 경쟁을 펼칠 가능성이 있다.
올해 홈런왕 레이스는 초반이긴 해도 예년과 확실히 다르다. 전통의 강자 최정(SSG, 8개)이 공동 4위에 있지만, 또 다른 단골손님 박병호(KT)는 3홈런에 불과하다. 박병호가 특유의 몰아치기로 홈런왕 레이스에 본격 가세하면, LG 출신 선수가 4명으로 늘어나는 셈이다. 이렇듯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박동원이 홈런 레이스에서 맨 앞을 달리는 건, 여러모로 많은 의미를 지닌다.
[위에서부터 박동원, 채은성, 양석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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