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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사형의 집행시효를 없애는 내용의 형법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하면서 현재 복역 중인 사형수 59명에게 어떻게 적용될 지에 관심이 모인다.
디지털타임스에 따르면 한국은 1997년 12월 이후 사형을 집행하지 않은 '실질적 사형 폐지국'이다. 따라서 이들 59명은 형 집행이 되지 않은 미결수 신분으로 수감 중이다.
현행 형법(77·78조)에 따르면 사형이 법원에서 확정된 지 30년이 지나면 형의 집행이 면제된다. 이런 가운데 이들 사형 미결수 59명은 시간이 지나면서 사형 집행의 시효, 즉 30년을 차례로 맞이하게 된다.
형의 시효는 1953년 형법이 제정될 때부터 존재하던 개념이다. 공소 시효와 마찬가지로 국가가 형 집행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그 대상인 국민의 권리도 보호돼야 한다는 관점에서 형의 시효가 도입됐다.
이런 시각에서 형이 집행되지 않은 채 30년이 지난 사형수에 대해선 집행이 면제되므로 석방해야 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법무부는 이런 논란 속에 사형 집행의 시효인 30년을 폐지하는 내용의 형법 개정안을 입법했고, 5일 국무회의에서 이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번 주 중 국회에 제출돼 가결된다면 사형수 59명에게도 소급 적용된다는 게 법무부의 설명이다. 사형이 집행되지 않은 채 30년이 지나도 집행이 면제되지 않아 계속 수감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명확해지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도 사형을 집행하지 않는다면, 사형은 사실상 종신형이 되는 셈이다.
개정안이 시행될 경우 첫 적용 대상은 국내 최장기 사형수 원모(67) 씨가 된다. 원씨는 1992년 10월 강원도 원주에 있는 여호와의 증인 교회에 불을 질러 15명을 숨지게 하고, 25명을 다치게 한 혐의(현존건조물방화치사 등)로 1993년 11월 대법원에서 사형을 확정받았다.
원씨는 현행 형법대로라면 올해 11월 집행 시효가 끝난다. 원씨 사례 이전엔 사형수가 집행 시효를 다 채울 정도로 오랫동안 수감된 적이 없어 형법 77조와 78조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지 않았다.
쟁점은 사형수가 사형 집행 전 구금 상태로 대기하는 기간을 사형의 집행 과정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다.
법무부는 구치소·교도소 등 교정 시설에서 대기하는 것 역시 형 집행 절차의 일부라고 해석한다. 따라서 현행법에 따르더라도 원씨 등 사형수는 형 집행 중인 만큼 집행 시효가 중단되지만 이를 더 명확하게 하기 위해 형법 개정안을 입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선 사형수가 구금된 상태를 '형 집행 과정'으로 볼 수 없다는 의견도 맞선다.
사형이 집행되지 않았으니 시효가 중지되지 않았으며, 형이 집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효가 만료됐으니 법적 구속력이 다 해 석방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사형 집행 시효와 관련한 논란은 이번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공포되면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는 개정안 부칙에 '개정규정 시행 전에 사형을 선고받고 시행 당시 시효가 완성되지 아니한 경우에도 사형의 집행 시효 폐지가 적용한다'고 적시했기 때문이다. 올해 11월 전 국회에서 가결돼 시행된다면 원씨도 적용 대상이라는 것이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번 개정안을 집행 시효가 완성된 사람에게 적용하면 위헌 소지가 있겠지만, 사형에 대한 시효가 완성되지 않은 이들에 대한 '부진정소급효'(시효가 남아있는 사건에 시효를 연장 적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헌법상 위헌 소지는 매우 적다"고 말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국회에서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개정안이 통과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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