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LG 염경엽 감독은 개막 2개월이 흐른 시점에서 가장 걱정스러운 대목이 내야수들의 체력관리다. 6월이더. 본격적으로 무더워지고, 체력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시점이다. 그러나 지난 2개월간 야수들의 에너지 관리가 잘 안 됐다고 본다.
염경엽 감독이 최초 구상한대로 내야진이 돌아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염 감독은 6일 고척 키움전을 앞두고 “오지환과 오스틴이 최근 조금 안 좋은 건 기술적인 부분도 있겠지만, 체력 저하 영향도 있다. 그동안 너무 쉬게 해주지 못했다”라고 했다.
내야진이 원활하게 로테이션으로 쉬면서 장기레이스에 대비해야 했는데, 멀티 내야벡업 김민성이 2루수 주전이 되면서 꼬였다는 게 염 감독 진단이다. 김민성이 2루수 주전으로 들어가는 날이 늘어난 건 주전 2루수로 생각했던 서건창의 부진 탓이다. 김민성이 이 포지션, 저 포지션을 돌며 주전들의 에너지를 안배해야 했는데 주전으로 뛰면서 다른 주전들이 별로 못 쉬었다는 얘기다.
여기에 이재원과 손호영의 부상도 한 몫 했다는 게 염 감독 설명이다. 이재원의 경우 1루수이기 때문에, 오스틴의 체력 안배도 가능했다는 아쉬움을 곁들였다. 어쨌든 김현수가 극심한 부진으로 당분간 경기에 나서지 않기로 하면서. 약간의 숨통을 텄다.
어쨌든 염 감독은 올 시즌 LG 타선에선 김현수, 오스틴, 오지환이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박동원이 홈런 1위 등 MVP급 시즌을 보내지만 어디까지나 포수다. 철저히 하위타선에서 플러스 알파로 여기는 선수다. 박해민, 문성주, 홍창기는 테이블세터다. 염 감독은 “기둥들이 제 몫을 해주지 못하는 팀은 흔들리게 돼 있다”라고 했다. 어쩌다 기둥이 아닌 선수들이 해결해줄 수도 있지만, 효과는 오래가지 못한다는 얘기다.
그런 점에서 이날 키움전은 염 감독이 말하는대로 풀렸다. 김현수가 없으니, 오스틴과 오지환이 해결해줘야 하는 경기. 실제 두 사람은 해결해주며 LG의 3연패 탈출에 앞장섰다. 오스틴은 해결하기보다 밥상을 잘 차렸고, 오지환은 4회 1사 2,3루 찬스서 적시타를 날리며 해결했다. 키움 외인 에이스 에릭 요키시의 체인지업을 잘 받아 때렸다. 5회에는 요키시의 커브를 잘 맞추며 좌측에 뚝 떨어지는 2타점 적시타를 날렸다. 오지환은 최근 타격감이 썩 좋은 편이 아니었지만, 이날은 그렇지 않았다.
오지환이 4타점을 책임지는 사이 문보경, 박동원, 김범석 등도 타점을 보태며 팀의 8-1 완승에 힘을 보탰다. LG가 원하는대로 풀린 전형적인 경기였다. 오지환은 “그동안 나쁘지 않았지만, 안 좋은 건 사실이었다. 동원이에게 물어보기도 하고, 그랬다. 결과를 내야 한다는 것에 고민이 많았는데, 필요한 순간에 잘 쳤다”라고 했다.
[오지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