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한화 이글스는 최근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특급유망주'로 불리는 유망주들을 대거 수집했다. 그들 중 가장 대표적인 선수는 2022년 1차 지명을 통해 영입한 문동주, 2023년 1라운드 전체 1순번으로 지명한 김서현이 있다. 이들은 시속 160km를 넘나드는 빠른 볼을 뿌리며 올해 KBO리그에 '광속구'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문동주와 김서현은 모두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탐을 낼 정도로 뛰어난 재능을 갖춘 선수인 것은 틀림이 없다. 그러나 경험이 부족한 '루키'들이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개선해 나가야 할 부분이 많다. 그중 최근 '특급유망주'들의 발목을 붙잡고 있는 것은 '제구 난조'다.
문동주는 4월 4번의 선발 등판에서 22⅔이닝을 던지는 동안 사사구 8개(볼넷 7개, 사구 1개)를 기록했다. 하지만 5월 4번의 등판에서 세 차례 조기 강판을 당하는 과정에서 사사구는 무려 15개(볼넷 13개, 사구 2개)까지 치솟았다. 소화 이닝이 15⅓이닝에 불과했던 것을 고려하면 매 이닝 약 1개의 사사구를 내줬던 셈이다.
김서현 또한 문동주와 크게 다르지 않다. 김서현은 4월 다섯 번의 구원 등판에서 6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볼넷은 2개였다. 그리나 5월 9번(9이닝) 마운드에 오르는 동안 사사구가 7개(볼넷 4개, 사구 3개)로 늘어나더니, 6월 2⅓이닝 동안 사사구는 무려 7개(볼넷 6개, 사구 1개)를 기록 중이다. 제구가 되지 않으니 변화구 구사 비율이 늘어나고, 피해가는 투구가 많아지고 있다.
최원호 감독은 문동주와 김서현이 최근 거듭되는 불안한 투구에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바로 스스로 볼배합을 하지 않고, 포수의 사인대로 던지는 것이다. 투수 출신인 최원호 감독은 문동주, 김서현이 스스로 던지고 싶은 구종을 최우선적으로 던질 수 있게 해왔다. 하지만 거듭된 제구 난조에 생각을 단순화하고 공을 던지는 것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움직였다.
사령탑은 6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 앞서 김서현의 난조에 대한 질문을 받자 "(김)서현이는 포수 사인대로 던지기로 했다. 너무 안 맞으려고 하다 보니 생각도 많아지고, 템포도 느려지고, 볼도 많아지고, 변화구 또한 많아졌다"며 "처음 변화구를 많이 던질 때는 '직구 비율을 높였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는데, 그래도 안 돼서 포수 사인대로 던지게 하도록 했다"고 말 문을 열었다.
150km는 물론 160km에 육박하는 엄청난 무기는 연속 안타를 맞을 정도로 호락호락하지 않다. 때문에 던지는 것에만 집중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 사령탑이 내린 결론. 그는 "기본적으로 투수가 원하는 공을 던지는 것이 맞다. 순간의 느낌들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동주와 (김)서현이의 경우에는 그러다 보니 생각도 많아지고, 볼도 늘어나고, 서현이의 경우 변화구가 너무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볼배합이라도 버려놓고 단순하게 하는 것이 좋다. 지금은 맞는 것보다는 볼이 많은 것이 문제다. 많이 맞는 것은 괜찮다. 현재로서는 볼배합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그 둘의 공은 구위가 좋기 때문에 연타로 맞을 볼들은 아니다. 안 좋을 때는 아무 생각 없이 심플하게 던질 때가 좋다. 나도 선수 때 내가 리드를 해서 던졌지만, 원하는 대로 공이 가지 않으면 멘붕(멘탈붕괴)"이라고 덧붙였다.
일단 문동주는 사령탑의 주문대로 던진 결과 지난 1일 키움 히어로즈와 맞대결에 선발 등판했을 당시 6이닝을 던지는 동안 피안타는 단 2개, 볼넷은 1개에 불과했다. 덕분에 문동주는 무실점의 호투를 펼칠 수 있었고, 시즌 3승(4패)째를 손에 넣었다. 최원호 감독의 조언이 김서현에게도 적중할 수 있을까.
[한화 이글스 문동주, 김서현.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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