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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블루제이스는 2021시즌을 마치고 중대한 결정을 내렸다. 에이스 류현진의 기둥 효과에만 의존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시즌 도중 트레이드로 영입한 호세 베리오스와 7년 1억3100만달러 연장계약을 체결했다. 비 시즌 산적한 과제 중에서 가장 먼저 일궈낸 일이었다.
그리고 FA 시장을 탐색해 케빈 가우스먼을 5년 1억1000만달러에 붙잡았다. 합계 무려 2억4100만달러(약 3095억원). 당시 기준으로 20대 후반~30대 초반의 나이였다. 그리고 이들이 제대로 터질 때 리그를 장악할만한 위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류현진과 가우스먼, 베리오스를 중심으로 1~3선발을 구축하고, 내부 육성자원들 혹은 값싼 4~5선발들과 시너지를 구축해 ‘공포의 알동’을 공략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2022시즌에 이 구상은 산산조각 났다. 우선 류현진이 사실상 아무런 생산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토미 존 수술로 시즌을 접었다. 그리고 믿었던 베리오스가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32경기서 12승7패 평균자책점 5.23으로 부진했다. 29개의 피홈런을 비롯해 각종 세부 스탯에서 아메리칸리그 규정이닝을 채운 모든 투수 중 최하위권을 찍었다.
가우스먼은 31경기서 12승10패 평균자책점 3.35로 제 몫을 했다. 그러나 야수들과의 궁합이 매우 좋은 편은 아니었다. 준수한 투구내용에도 약간의 기복은 있었고, 10패를 당했다. 에이스 역할을 했다고 보기엔 살짝 아쉬웠다.
그러나 올 시즌은 뭔가 다를 조짐이다. 우선 가우스먼은 에이스로 완벽하게 거듭났다. 90마일대 중반의 패스트볼과 주무기 스플리터의 조합이 강력하다. 14경기서 5승3패 평균자책점 3.12. 승운이 유독 따르지 않지만, 세부내용은 아메리칸리그 최고 수준이다. 아메리칸리그 탈삼진 1위다. 무엇보다 86⅔이닝으로 최다이닝 4위다. 평균자책점(10위), WHIP(1.14, 19위)는 최정상급과 거리가 있지만, 나쁜 수준도 아니다.
베리오스의 부활이 단연 눈에 띈다. 15일(이하 한국시각)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원정경기서 7.2이닝 3피안타 5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시즌 7승(4패)을 마크했다. 특히 5회 1사까지 퍼펙트 투구를 하며 눈길을 모았다. 오스틴 헤이즈에게 볼넷을 내준 뒤에도 6회까지 노히트 피칭을 이어갔다.
7회 선두타자 애들리 러치맨에게 슬러브를 던지다 중전안타를 맞았는데, 이것도 낮게 잘 깔렸으나 러치맨이 잘 쳤다. 전체적으로 90마일대 중반의 패스트볼과 슬러브의 커맨드가 좋았다. 작년에는 늘 커맨드가 말썽이었지만, 최근에는 안정감이 있다.
월별 성적이 갈수록 좋아진다. 4월 5경기서 2승3패 평균자책점 4.71, 5월 6경기서 3승1패 평균자책점 3.19, 6월 3경기서 2승 평균자책점 1.37이다. 이번달 피안타율 0.164, WHIP 0.86은 4~5월과 큰 차이가 있다. 14경기서 7승4패 평균자책점 3.28. 최근 성적만 보면 가우스먼보다 낫다.
두 사람이 토론토에서 나란히 뛰기 시작한 뒤, 이렇게 동시에 맹위를 떨친 게 처음이다. 29세의 베리오스는 올 시즌을 마쳐도 5년, 32세의 가우스먼은 올 시즌을 마쳐도 3년간 토론토 마운드를 더 책임져야 한다.
어차피 류현진은 올 시즌을 마치면 토론토와 계약이 끝난다. 올스타브레이크 이후에 돌아오지만 성공적인 안착은 냉정히 볼 때 미지수다. 이적생 크리스 배싯과 기쿠치 유세이는 최근 기복이 있는 편이다. 알렉 마노아는 원점으로 돌아간 유망주다.
결국 토론토 마운드는 베리오스와 가우스먼이 끌고 가야 한다. 토론토가 초대형투자 2년만에 결실과 회수의 희망을 보기 시작했다. 이렇게만 계속 가면 3095억원이 아깝지 않을 수 있다.
[가우스먼과 베리오스.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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