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한화 이글스 김서현은 15일 김해 상동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 2군과 원정 맞대결에서 프로 데뷔 첫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2이닝 동안 5피안타 1볼넷 2탈삼진 2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서울고 시절 주로 선발 투수로 활약했던 김서현은 2023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한화의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한 뒤 보직을 불펜 투수로 변경했다. 김서현은 150km를 넘나드는 빠른 볼을 뿌리는 등 시범경기 5경기에 등판해 3홀드 평균자책점 1.80으로 엄청난 임팩트를 남겼으나, 개막전 엔트리에 합류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김서현은 빠르게 1군 무대를 밟을 수 있었다. 그는 지난 4월 19일 두산 베어스전에 앞서 1군의 부름을 받았고, 등록 첫날 화려한 데뷔전을 치렀다. 김서현은 4월 다섯 번의 등판에서 6이닝 동안 5실점(3자책)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했고, 5월에는 최고 160km를 마크하는 등 9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00으로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순항하던 김서현의 부진은 6월부터 시작됐다. 가장 큰 문제는 제구였다. 6월 네 번의 등판에서 사사구는 무려 9개(7볼넷, 2사구)를 기록했다. 최원호 감독은 김서현이 거듭 불안한 투구를 이어가자 볼 배합에 대한 것을 모두 포수에게 일임, 그저 공을 던지는 것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줬다. 하지만 지난 7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⅓이닝 2실점(2자책)으로 나아지지 않는 모습을 보인 끝에 1군에서 말소됐다.
부진도 김서현을 내린 이유 중 한 가지였으나, 보직 테스트를 위한 배경도 있었다. 최원호 감독은 김서현을 2군으로 내리는 과정에서 선발 투수로 변화를 암시했고, 15일 처음 선발 투수로 등판했다. 김서현은 최고 154km, 평균 151km의 직구롸 커브, 체인지업을 섞어 던지며 롯데 2군 타선을 상대했지만, 투구 내용과 결과는 썩 좋지 못했다.
실점은 이어졌다. 김서현은 연결되는 1사 2, 3루에서 강태율에게 적시타를 맞으면서 2점째를 내줬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점은 좌익수가 3루로 내달리던 김주현을 잡아내면서 아웃카운트는 두 개로 늘어났다. 그리고 김서현은 후속타자 박형준을 투수 땅볼로 돌려세우면서 힘겹게 이닝을 마감했다.
1회에 비해 2회 투구 내용은 비교적 깔끔했다. 김서현은 2회 시작부터 최종은에게 볼넷을 내주며 불안한 출발을 끊었다. 하지만 배영빈을 병살타로 돌려세우며 빠르게 아웃카운트를 쌓았고, 김세민에게 안타를 내줬지만 김동혁을 삼진 처리하면서 첫 선발 등판을 마무리하게 됐다.
사령탑은 김서현의 투구 내용이 탄탄하지 않았던 배경으로는 길었던 '텀'을 꼽았다. 한화는 1회에만 5점, 2회 6점을 뽑았는데, 이로 인해 김서현이 대기하는 시간이 길어졌다. 최원호 감독은 "1~2회 공격이 너무 길었다. 1회 몸을 풀고 들어갈 때도 기다렸다가 들어갔고, 2회에도 한참을 기다렸다. 그래서 2회에는 구속도 떨어지고 공도 조금 날리더라"고 말했다.
물론 최근 부진했지만, 5월 나쁘지 않았던 김서현의 보직을 변경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최원호 감독은 "불펜에서는 위기 경험을 하는 것이 쉽지 않다. 위기 상황을 만들게 되면 내려와야 하기 때문에 선발을 해야 위기를 경험할 수 있다. 선발의 경우 1회에 위기를 맞았다고 바로 빼지는 않는다. 개인적으로는 경험이 없는 어린 유망주들은 선발 경험을 먼저 하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김서현에게 첫 선발 등판을 마친 후 어떠한 이야기를 해줬을까. 사령탑은 "'프로 2군과 고등학교 타자들의 레벨이 다르다는 것을 느끼느냐'고 물어봤다. 그리고 첫 이닝은 맞더라도 스트라이크존에 많이 뿌렸지만, 텀이 길었는지 2회에는 구속이 떨어지고 공이 날리는 공이 생기니까 투구수를 늘려가면서 감도 잡고, 위기 상황에 타자와 싸움하는 경험도 하면서 쾅쾅쾅 맞았을 때 어떻게 끌고 가야 하는지를 경험해라고 했다"고 전했다.
일단 김서현은 첫 등판에서 긴 공격 시간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것을 배웠다. 그리고 38구를 던진 김서현은 15~20구씩 투구수를 늘릴 계획. 그렇다면 1군에서 첫 선발 등판 시점은 언제가 될까. 사령탑은 "일단 과정을 봐야 한다. 김서현만 준비가 됐다고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1~2군 상황을 보면서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화 이글스 김서현과 최원호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DB, 부산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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