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재능들은 (예젼부터)다 있었어요.”
KIA는 간판타자 나성범 없이 2개월 넘게 레이스를 이어오고 있다. 이들의 몫을 대신하는 건 좌타자 고종욱(34), 우타자 이우성(29)과 이창진(32)이다. 언젠가부터 자연스럽게 고종욱과 이우성이 좌익수와 우익수로 주전을 양분했고, 이창진이 상황에 따라 고종욱과 번갈아 출전했다.
근래 고종욱이 타격감이 조금 떨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이창진의 좌익수 출전 비중이 높아졌다. 좌투수가 나오면 이창진, 우투수가 나오면 고종욱이었으나 최근에는 좌우투수 가리지 않고 이창진이 조금 더 중용된다.
한편으로 이우성이 수비와 주루에서도 안정감이 있기 때문에, 우익수로 기용된다. 이우성은 아예 최근엔 클린업트리오에 들어오는 실정이다. 95세 트리오가 KIA의 올 시즌 공수에 미치는 영향력이 의외로 크다.
이우성은 48경기서 타율 0.333 5홈런 18타점 OPS 0.886, 고종욱은 50경기서 타율 0.293 1홈런 10타점 OPS 0.712, 이창진은 44경기서 타율 0.250 1홈런 14타점 OPS 0.689. 공교롭게도 이들은 KIA로부터 지명을 받아 입단한 선수들이 아니다. 다른 팀에서 방출, 트레이드를 통해 KIA 유니폼을 입었다.
이창진은 2018년 6월7일 오준혁(SSG)을 KT에 보내면서 넘어온 케이스다. 이우성은 2019년 7월6일 이명기를 NC에 보내면서 데려온, 역시 1대1 트레이드 주인공. 고종욱은 2021시즌을 마치고 SSG에서 방출되자 테스트 끝에 영입했다.
김종국 감독은 16일 광주 NC전을 앞두고 “재능은 다 있었다. 우성이는 NC에서도 장타력이 있어서 트레이드로 데려왔다. 지금은 정확성도 좋아졌고, 수비와 주루도 다 좋아졌다. 창진이는 처음엔 내야수였다. 외야로 전업하면서 자신감도 얻었다. 작년에 토탭으로 타법을 바꾸면서 정확성이 좋아졌다. 종욱이는 최근 주춤하지만, 연봉(7000만원)에 비하면 엄청 잘 해주고 있다”라고 했다.
사실 이창진은 트레이드 이후 4년만인 작년, 이우성도 트레이드 이후 4년만인 올해 기량을 만개했다. 트레이드 손익 계산이 이제서야 ‘플러스’로 잡힌다. 반면 이창진의 트레이드 파트너 오준혁은 KT에서 SSG로 옮긴 뒤 별 다른 영향력은 없다. 이우성의 트레이드 파트너 이명기는 NC에서 2020년 통합우승을 경험했으나 코로나19 술판파동으로 이후 크게 생산력이 떨어졌다. 2022-2023 FA 시장에서 한화와 계약했으나 올 시즌 단 3경기에만 출전 중이다.
트레이드 손익계산은 긴 호흡으로 해야 한다는 게 프로스포츠의 정설이다. 그렇다고 해도 KIA의 4년의 인내는 결코 간단치 않았다. 팀은 작년 이전까지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했지만, 트레이드로 영입한 이적생들을 쉽게 내치지 않으면서 결국 올해 결실을 맺었다.
이른바 합계 95세 트리오의 반란이다. KIA는 비록 나성범 없이 힘겨운 레이스를 펼치지만, 외부에서 영입한 95세 트리오가 쓰임새를 극대화하며 팀을 이끄는 모습을 확인한 것도 큰 의미가 있다. 김종국 감독은 웃으며 “트레이드 성공한 거죠”라고 했다.
그런데 나성범이 본격적으로 복귀 타임테이블을 밟는다. 김 감독은 “퓨처스리그에서 수비까지 하고 1군에 와야 한다. 성범이가 돌아오면 지명타자도 한번씩 해줘야 하지 않을까. 최형우도 좌익수로 나갈 수 있다. 일단 성범이는 퓨처스리그에서 한번 뛰어봐야 할 것 같다. 본인이 찝찝하면 (복귀 시점이)늦어질 수도 있다”라고 했다.
95세 트리오는 다음달이면 나성범과 공존 혹은 새로운 형태의 경쟁 체제로 접어들게 된다. 현 시점에선 95세 트리오 중 가장 타격감이 좋은 이우성이 좌익수로 옮길 게 유력해 보인다. 최형우가 좌익수로 나가고 나성범이 지명타자를 맡으면 이우성이 우익수로 뛸 수도 있다.
[위에서부터 이우성, 이창진, 고종욱. 사진 = KIA 타이거즈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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