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부산 최병진 기자] 위르겐 클린스만(58) 감독의 박용우(29) 출전 결정은 적절하지 않았다.
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16일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펼쳐진 페루와의 평가전에서 0-1로 패했다.
0-1로 끌려가던 후반 26분, 선발 출전한 원두재가 근육 경련으로 더이상 경기를 소화할 수 없게 됐다. 클린스만 감독은 원두재를 빼고 박용우를 투입했다.
박용우는 A매치 소집을 앞두고 ‘인종 차별 논란’을 일으켰다. 소속팀 울산 현대 동료 선수들과 SNS에서 동남아 선수를 조롱하는 듯한 댓글로 도마에 올랐다. 박용우는 자신의 SNS를 통해 사과문을 올렸으나 비판 여론은 쉽게 잦아들지 않았다.
클린스만 감독 또한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다. 박용우의 페루전 출전에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결국 후반전에 교체로 나서며 박용우는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경기 후 클린스만 감독은 박용우를 감쌌다. 클린스만 감독은 “원두재가 부상을 당해 그 자리를 대체할 선수가 박용우밖에 없었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 특히 나이가 어릴수록 실수를 더 많이 한다. 나의 역할은 이런 상황에서 선수로서 그리고 인간으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게 나의 역할”이라고 전했다.
틀린 말이 아니다. 선수를 포함한 인간은 당연히 실수를 한다. 그리고 선수를 돕는 것도 감독의 역할 중 하나다. 다만 경기 출전이 박용우의 성장을 위한 올바른 방향이었는지는 의문이다.
인종 차별은 최근 전 세계에서 가장 민감한 주제 중 하나다. 대표적인 피해자가 대표팀 주장 손흥민이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뛰며 동양인 선수라는 이유로 여러 피해를 당했다. 최근에는 손흥민에게 인종차별을 한 첼시팬이 경기장 무기한 출입 금지 처분을 받았다. 그만큼 인종차별을 막기 위한 움직임은 적극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피해자도 아닌 논란의 당사자가 경기에 출전했다. 박용우가 사과문을 통해 비하의 의도가 없었다고 밝혔고 원두재의 경기 중 부상으로 변수가 발생했다 하더라고 경기 출전은 보다 신중하게 이루어졌어야 한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야기한 성장이 반드시 경기 출전으로만 이루어지는 건 아니다. 때로는 잘못에 대한 책임을 온전하게 받아들이게 하는 방법이 필요하다. 국가대표라는 직책, 그리고 인종 차별과 같은 민감한 문제에서는 더욱 그렇다.
클린스만 감독은 “훈련에서 박용우의 긍정적인 태도를 봤다. 좋은 모습을 보이려고 묵묵하게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훈련에서 좋은 모습을 확인했다면 박용우의 A매치 데뷔전을 다음 소집으로 미뤄야 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분명 박용우를 보호하려 했다. 하지만 ‘적절한 방법이었는가’라는 질문에 맞는 답은 아니었다.
[박용우·위르겐 클린스만.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최병진 기자 cbj0929@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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