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한동희는 1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 팀 간 시즌 7차전 원정 맞대결에 3루수, 5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활약하며 팀의 7-2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2018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롯데의 1차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한 한동희는 2022년 4월 프로 커리어 내에서 가장 뜨거운 한 달을 보냈다. 한동희는 4월 38안타 7홈런 22타점 16득점 타율 0.427 OPS 1.249로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생애 첫 월간 MVP를 수상했다. 이후 햄스트링 부상 등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기간이 컸지만 129경기에서 140안타 14홈런 65타점 타율 0.307 OPS 0.817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한동희는 2022시즌이 종료된 후 큰 변화를 가져갔다. 일찍부터 개인 운동을 시작했던 한동희는 무려 15kg을 감량, KBO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들을 길러낸 박흥식 수석코치의 지도를 바탕으로 장타에 포커스를 둔 스윙 메커니즘을 장착하기 위해 애썼다. 그리고 시범경기 11경기에서 10안타 2홈런 타율 0.370 OPS 1.136의 좋은 성적을 거두며 2023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본 뒤의 결과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한동희는 두산 베어스와 개막전 맞대결에서 7타수 무안타로 최악의 스타트를 끊더니 4월 한 달 동안 12안타 2홈런 10타점 타율 0.169 OPS 0.518로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5월에는 20안타 타율 0.278 OPS 0.654를 기록하며 타격감을 회복하기 시작했지만, 6월이 시작된 후 나흘 만에 1군에서 말소됐다.
타격감이 좋아지고 있는 흐름으로 보였던 한동희가 말소됐던 이유에 대해 래리 서튼 감독은 "이는 관점이 다를 수 있다. 한동희가 4월에 고전했지만, 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을 하면서 5월에 잠시 좋아진 사인이 나왔다. 하지만 그것도 길지 않았다. 앞으로 좋아질 것이라는 징조는 보였지만, 계속해서 업다운이 있었다. 꾸준한 모습을 보이지 못하다가 두세 경기, 또는 일주일 동안 침체되는 모습을 보여 2군 조정이 필요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서튼 감독은 18일 경기에 앞서 "결과보다는 과정을 말하고 싶다. 한동희가 자신의 어프로치를 간단하게 가져가기 위해 선구안에 신경 쓰고, 자신의 존에 오는 공을 놓치지 않고 치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최대한 상대 투구에 따라가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방향성은 맞다고 생각한다"며 "어제(17일) 병살타가 나오긴 했으나, 3루와 유격수 쪽으로 강한 타구를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아직 업·다운이 이어지고 있으나, 18일 경기의 성과는 분명 고무적이었다. 한동희는 1회 첫 번째 타석에서는 삼진을 당했으나, 2-0으로 앞선 3회초 1사 1, 2루의 득점권 찬스에서 SSG 선발 로에니스 엘리아스의 초구 136km 체인지업이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몰리는 실투가 되자 이를 놓치지 않았고, 좌중간을 가르는 1타점 2루타로 연결됐다.
활약은 한 번에 그치지 않았다. 한동희는 3-0으로 앞선 5회말 2사 1루에서는 엘리아스의 4구째 150km 직구를 공략했고, 좌익수 방면에 안타를 터뜨리며 팀에 득점권 찬스를 안겼다. 한동희가 만든 기회에서 롯데는 한 점을 뽑아내며 간격을 벌렸다. 게다가 6-0으로 앞선 6회초 1사 1, 3루에서는 바뀐 투수 백승건의 슬라이더를 밀어쳐 희생플라이를 만들어내며 타석에서 제 몫을 완벽하게 해냈다.
마음고생을 어떻게 이겨냈을까. 한동희는 "계속 받아들이려고 생각하는데 쉽지 않았다. (안)치홍, (전)준우, (정)훈이 선배님, 형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많이 풀었다"며 "더 세게 치려는 경향이 많아져서 2군에서는 방향성을 갖고 가볍게 치는 연습을 많이 했다. 그리고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가 없다 보니 방향성에만 집중을 했다"고 설명했다.
박흥식 코치는 한동희의 거듭되는 부진에 비시즌 폼에 변화를 준 것에 대한 미안한 감정을 드러냈다. 이에 한동희는 "그동안 너무 답답했다. 아침에 (박흥식) 코치님께서 인터뷰를 하셨더라. 그래서 더 신경이 쓰였다"고 미안한 감정을 드러내며 "결과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뭐라고 얘기할 수는 없지만, (메커니즘을) 바꾸는 것에 대한 생각은 없다. 그래도 끝가지 최선을 다하다 보면 분명 결과는 좋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경기의 활약만으로 한동희가 부활했음을 장담할 수는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한동희의 타격감이 살아나야 가을야구를 꿈꾸는 롯데의 경쟁력도 높아진다는 점이다. 일단 신호탄은 쏘아 올렸다. 이제는 꾸준함이 필요할 때다.
[롯데 자이언츠 한동희.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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