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롯데는 4월 막판 구단 역사에 남을 연승 행진을 선보이며 14승 8패 승률 0.636을 기록하며 단독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4월을 2위로 마칠 만큼 초반 돌풍이 매서웠지만, 올해는 다른 점이 있었다. 작년의 롯데는 코로나19 확진자와 부상자들로 인해 5월부터 미끄럼틀을 탔지만, 올해는 달랐다.
롯데는 4월 부진을 겪었던 선발진들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털보에이스' 댄 스트레일리가 5월 4경기에서 2승 2패 평균자책점 2.31, 찰리 반즈 또한 4경기에 나서 2승 1패 평균자책점 1.82로 반등했다. 게다가 '안경에이스' 박세웅도 5경기 3승 무패 평균자책점 1.88, FA(자유계약선수) 시장을 통해 영입한 한현희도 2승 2패 평균자책점 1.64로 기대치에 걸맞은 활약을 선보였다.
하지만 6월 둘째주부터 분위기가 묘하게 흘러갔다. 지난 4~5월 돌풍의 핵심으로 활약했던 김진욱과 김상수가 거듭되는 부진으로 재정비 차원에서 2군으로 내려간 뒤 KT 위즈와 3연전에서 스윕패를 당했다. 그리고 삼성 라이온즈와 3연전에서 1승 2패를 기록하더니, 지난주 한화 이글스에게도 루징시리즈를 당했다.
지옥의 수도권 9연전을 앞두고 타기 시작한 하락세는 멈추지 않았다. 롯데는 지난 16일 SSG 랜더스와 원정 맞대결에서 1-12로 완패하며 3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17일 경기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5-1로 앞서 나가던 흐름을 지켜내지 못하고 8회말에만 7점을 헌납하며 역전패를 당했다. 그나마 18일 반즈의 퀄리티스타트+(7이닝 3자책 이하)를 앞세워 한 주의 마무리를 승리로 장식한 점이 유일한 위안거리였다.
4~5월 승패마진 +10승을 기록했던 롯데는 지난 2주 동안의 부진을 겪으면서 승패마진은 +4까지 줄어들었다. 팀이 처한 상황이 좋은 편은 아니지만, 베테랑들은 위기 상황에 놓인 현실에 손을 놓고 있지 만은 않았다. 롯데는 '주장' 안치홍을 중심으로 18일 SSG와 주말 3연전의 마지막 경기에 앞서 선수단 미팅을 가졌다.
18일 경기가 종료된 후 취재진과 만난 전준우는 "경기에 앞서 몸을 풀기 전에 (안)치홍이가 이런저런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줬다"며 "'어떻게 해야되겠다'는 등의 말을 통해 선수들에게 다시 한번 상기시키는 시간을 가졌다"고 밝혔다.
어떠한 이야기들을 해줬을까. 한동희는 "(안치홍 선배님이) '연패는 언제든지 할 수 있지만, 그걸 깨야 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누가 해주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해나가야 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조금 더 자신 있게 해보자'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 연패를 하다 보니 나를 포함한 모두가 부담을 가지는 것 같다. 결국 연패를 끊기 위해서는 우리가 해야 한다. 항상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내가 해낸다는 생각을 하고 경기에 들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4~5월 두 달을 잘 달려왔지만, 지난 2주 동안 많은 것을 잃은 롯데다. 그러나 결국 지금의 위기는 선수들이 스스로 극복하는 수밖에 없다. 롯데가 남은 KT 위즈-LG 트윈스와 원정 6연전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가진 후 부산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일단 SSG와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며 분위기 반전을 꾀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롯데 자이언츠 안치홍, 선수단, 전준우, 한동희.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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