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NC 내야수 도태훈(30)은 2022시즌 막판 교통사고를 당해 큰일 날 뻔했다는 사연의 주인공이다. 지난 달 말 이 사연이 알려졌고, 도태훈은 사고 당시 자신의 구조를 도와준 은인을 공개적으로 찾는다고 밝혀 화제를 모았다.
도태훈의 뜻대로 됐다. 알고 보니 구조를 도와준 사람이 창원NC파크에 위치한 골프장을 정기적으로 이용하는 회원이다. 도태훈은 자신의 사인 배트를 선물하며 특별히 고마움을 표했다. 지난 17일 광주 KIA전 직후 “그 사건 이후 내 인생의 가치관이 바뀌었다”라고 했다.
도태훈은 2016년 육성선수로 입단한 뒤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2021년과 2022년에 1군에서 77경기, 91경기씩 출전했으나 성적은 잘 나오지 않았다. 그는 “야구가 잘 안 될 땐 그것만 신경 쓰고 살았다”라고 했다.
끔찍한 사고를 당하고 나니, 야구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 야구가 안 풀려도 야구에 너무 집착하기보다, 잘 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게 됐다. 올 시즌 53경기서 타율 0.299 3홈런 16타점 24득점 OPS 0.838로 쏠쏠한 활약을 펼치는 건, 그런 영향이 크다는 게 도태훈의 설명이다.
NC로서도 도태훈의 활약이 너무나도 반갑다. 3루수 박석민과 1루수 오영수의 부상 공백을 잘 메우기 때문이다. 박석민이 돌아왔고, 1루에는 우타자 윤형준도 투입 가능하지만, 좌타자 도태훈도 당당히 경쟁하며 팀에 시너지를 불어넣는다.
도태훈은 “그 분(은인)과 간혹 연락을 주고받는다. 나이도 나와 비슷하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라면서 “올 시즌 (서)호철이도 잘 하고 있다. 선의의 경쟁자라기보다 시너지를 내는 사이다. 백업들과 주전들의 기량 차이도 별로 없다. 형들도 최선을 다하고 있고, 같이 잘해보겠다”라고 했다.
만약 도태훈이 작년 사고 당시 크게 다치기라도 했다면, 올 시즌 이런 활약을 펼칠 것이라고 상상할 수 있었을까. 이래서 사람의 인생은 한치 앞을 알 수 없다. 도태훈이 야구와 인생의 가치를 다시 새기며 생애 첫 3할을 향해 달린다. NC의 3위 선전에 당당히 한 축을 이룬다.
[도태훈.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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